2兆 실탄 모은 롯데쇼핑, 첫 발은 '한샘'

시간 입력 2021-09-10 13:35:16 시간 수정 2021-09-10 13: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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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유동화·자산 매각 등으로 현금 확보
PEF에 3000억 출자…전략적 투자자로 참여
한샘 홈인테리어 시장 강자…하이마트·건설과 시너지

'가구·리빙' 시장을 두고 유통 공룡 3파전이 성사됐다. 롯데쇼핑이 IMMPE(프라이빗에쿼티)와 한샘을 공동 인수한다.

2조원이 넘는 현금을 모아둔 롯데쇼핑의 첫 투자 대상은 한샘이 됐다.

10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IMM PE와 한샘 공동 인수를 확정했다. IMM PE가 한샘을 인수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 2995억원을 출자한다.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본입찰까지 참여하고도 최종 발을 뺐다. 적정 가치를 써냈다 항변해도 경쟁자가 신세계였기 때문에 사실상 뼈아픈 실패로 기록됐다.

이후 열린 VCM에서 신동빈 회장은 투자가 소홀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양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보다는 고부가 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샘 디자인파크 롯데 메종 동부산점 모습.<사진제공=한샘>

신 회장의 일침 후 롯데쇼핑이 주목한 매물은 한샘이다.

한샘은 1조원대 중후반의 가치로 평가된 홈·인테리어 시장 강자다. 가구 판매와 리모델링 수익이 고르게 분포돼 있어 B2C 가구 유통부터 시공까지 종합인테리어 사업이 가능하다. 롯데쇼핑 역시 이를 높게 평가했다. 하이마트나 롯데건설 등과 홈인테리어 영역에서 협업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롯데쇼핑 측은 "상품, 콘텐츠, 집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샘 유통망을 백화점에 입점시킬 수도 있다. 이미 한샘디자인파크, 한샘리하우스 등을 롯데백화점에 유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리빙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만큼, 이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파트너를 확보했다.

실탄 역시 충분하다. 앞서 이베이코리아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자산 매각으로 상당한 현금을 확보해둔 상태다.

현재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조1701억원으로, 6개월 새 1조원 넘는 현금이 더 쌓였다.

지난 5월 월드타워 및 월드몰 소유권 지분과 일부 토지·건물 관련 지분을 매각해 총 8313억원을 현금화했다.

또, 롯데쇼핑은 비효율 자산 및 오프라인 점포를 유동화해 재무구조 개선을 해오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사업부 자산을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했고 이 가운데 일부가 처분되면서 올 상반기 7744억원이 유입됐다.

이밖에 롯데쇼핑은 8056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롯데쇼핑이 단순 출자가 아닌 경영에도 관여할 지 관심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조창걸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한샘 지분 약 30%다. 정확한 인수가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롯데쇼핑이 SPC의 지분 30%를 확보한다고 가정시 한샘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지배력은 약 9%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상태이며, 아직 경영권 참여에 대한 의사를 밝힐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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