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가격 인상 카드 꺼냈다…하반기 수익성 제고 나서

시간 입력 2023-08-11 07:00:03 시간 수정 2023-08-11 15:27:54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9월 열연강판 가격 톤당 5만원 인상
다른 철강재도 가격 올리겠다는 신호탄
시황 회복 더뎌 시장 내 반응은 시큰둥

포스코가 하반기 들어 처음으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직 철강 업황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9월부터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한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4월 가격 인상 이후 처음이다. 포스코는 철강 시황 악화로 인해 지난 5월에는 가격 동결, 6월 톤당 3만원 인하, 7월 톤당 5만원 인하, 8월에는 가격을 동결한 바 있다.

포스코가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841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1조3224억원 대비 4814억원(-36.4%) 감소했다. 안정적인 실적을 올렸지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수익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포스코는 열연강판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특히 하반기 철강 시황 회복이 불확실한 만큼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챙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이선규 포스코 재무실장은 2분기 기업설명회를 통해 “시황이 반등할 경우 회사가 판매 가격을 상향 조절할 수 있다”며 가격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포스코는 열연강판 가격 인상을 통해 파급효과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열연강판은 포스코의 주력 판매 제품으로 기초산업소재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철강재다. 특히 다른 철강재의 소재로도 사용되는 만큼 열연강판 가격 변동이 다른 철강재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열연강판 가격 인상이 반영될 경우 후판이나 냉연강판 등 다른 철강재의 가격 인상도 수월해진다. 또 포스코는 하반기 조선용 후판과 자동차용 강판에 대해서도 가격 인상에 나설 방침인데 열연강판을 통해 가격 인상 의지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이번 인상은 열연강판을 선제적으로 인상한 뒤 다른 철강재까지 가격을 올리겠다는 의도도 담겨있을 것”이라며 “9월 계절적인 성수기에 진입한다는 점도 이번 인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포스코의 의지대로 가격 인상이 열연강판 시장에 안착할지는 미지수다. 아직 철강 업황이 회복되지 않은 시점에서 가격을 먼저 올렸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 내에서 열연강판 재고는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초 63만5000톤이었던 열연강판 재고는 6월 말 기준 78만2000톤으로 14만7000톤(23.1%) 증가했다.

업계 내에서는 재고가 쌓여있는 상황에서 9월 들어서도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포스코의 가격 인상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가라앉아 있으며, 포스코의 가격 인상이 시장 내에서 적용될 수 있을지는 9월이나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저가 수입재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포스코에게는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