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RV 가격 1년 새 200만원·400만원 올랐다

시간 입력 2023-12-06 07:00:00 시간 수정 2023-12-05 17:31:37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1~3분기 국내 RV ASP 현대차 4789만원·기아 4749만원
제네시스·SUV·친환경차 등 고수익 차종 중심 판매 영향
고금리·경기 침체로 신차 수요 ‘뚝’…가격 정책 변화 필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레저용차량(RV)의 1대당 가격이 불과 1년 만에 약 200만원, 400만원씩 올랐다. 대표적 고수익 차종인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전략을 펼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현대차·기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국내 RV 평균 판매가격(ASP)은 지난해 1~3분기 4609만원에서 올해 1~3분기 4789만원으로 180만원(3.9%) 상승했다. 이 기간 기아의 국내 RV ASP는 4337만원에서 4749만원으로 412만원(9.5%) 올라 현대차보다 상승 폭이 더 컸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판매하는 RV의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대차의 해외 RV ASP는 지난해 1~3분기 6548만원에서 올해 1~3분기 6747만원으로 199만원(3.3%) 올랐다. 같은 기간 기아의 해외 RV ASP는 5519만원에서 5631만원으로 112만원(2%) 상승했다.

올해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31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하락한 반면 원·유로 평균 환율이 1428원으로 6% 상승한 여파로 분석된다. 현대차·기아는 내수 대비 수출 비중이 높아 달러, 유로 등 주요 통화가 원화보다 강세를 보이면 수익성이 개선되는 환차익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대차·기아의 ASP가 지난 1년간 꾸준히 상승한 이유는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 전략을 적극 추진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도매 기준 글로벌 판매량 중 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지난해 3분기 4.9%에서 올해 3분기 5.1%로 0.2%포인트 늘어났고, SUV 판매 비중은 50.6%에서 54.7%로 4.1%포인트 상승했다.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글로벌 판매량도 지난해 3분기 12만7000대에서 올해 3분기 16만9000대로 4만2000대(33.1%) 급증했다.

기아의 SUV를 포함한 RV 판매 비중은 지난해 3분기 66.5%에서 올해 3분기 68.7%로 2.2%포인트 올랐다. 특히 소매 기준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실제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글로벌 판매량이 지난해 3분기 12만3000대에서 올해 3분기 14만9000대로 2만6000대(21.1%) 증가했다. 이 중 하이브리드차가 7만6000대로 전체의 51%를 차지하며 판매 증가세를 이끌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고수익 RV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가격 상승 효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확대됐다”며 “제품과 트림 믹스를 지속적으로 상향하고, 개선된 브랜드와 상품성에 부응하는 가격 정책을 이어가며 수익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3 LA 오토쇼’를 통해 북미 최초로 선보인 ‘디 올 뉴 싼타페’.<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기아가 올해 초 공개한 연간 글로벌 판매 목표는 752만1000대다. 지난 1~11월 누적 기준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량은 674만2039대로, 목표 달성률은 89.6%다. 이 기간 월평균 판매량이 61만2913대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남은 한 달간 글로벌 판매 실적에 따라 목표 달성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다만 시장의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 해소에 따른 현대차·기아의 생산 정상화로 공급 물량이 증가했지만, 고금리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소비자의 신차 구매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탓이다. 업계는 현대차·기아가 연말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판매 증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극심했던 카플레이션 현상이 최근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소비 심리 위축으로 신차 구매 수요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면서 “완성차 제조사가 상품성 개선 과정에서 신차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향후 가격 정책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