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차 시장 점유율 ‘정체’…토요타와 격차 ‘한 자릿수’ 그쳐

시간 입력 2023-12-21 17:45:00 시간 수정 2023-12-22 15: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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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10월 수소차 판매 4604대…전년 대비 52.6%↓
넥쏘 판매 부진…토요타와 점유율 격차 8.6%p 불과해
신형 넥쏘 개발 속도…부분변경 모델 2025년 출시 목표

현대자동차와 토요타자동차의 글로벌 수소차 시장 점유율 격차가 4개월 연속 한 자릿수를 유지했다. 현대차가 넥쏘의 판매 부진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간 반면 토요타가 미라이의 높은 인기 덕에 플러스 성장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충전 비용 상승 등의 여파로 수소차 구매 수요가 위축되면서 신형 넥쏘 출시를 준비 중인 현대차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1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세계 각국에 누적 신규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상용차 포함)는 1만2076대로 전년 대비 25.2% 감소했다. 지난 4월 기준 세계 각국에 누적 신규 등록된 수소차가 4699대로 전년 대비 11.5% 줄어들며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7개월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우선 현대차는 올해 1~10월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넥쏘와 일렉시티를 4604대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38.1%로 1위를 수성했다. 다만 지난해 1~10월과 비교해 수소차 판매량은 52.6% 감소했고, 수소차 시장 점유율도 22.1%포인트 하락했다. 간판 수소 승용차인 넥쏘의 판매 부진이 누적된 탓이다. 넥쏘의 올해 1~10월 판매량은 4349대로 전년 대비 54.6% 감소했다. 현대차의 수소차 시장 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6월 38.6%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이다.

반면 토요타는 대표 수소 승용차인 미라이의 선전에 힘입어 약진을 이어갔다. 토요타의 올해 1~10월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3567대로 시장 점유율 29.5%를 기록하며 2위를 굳혔다. 지난해 1~10월 대비 수소차 판매량이 22.9% 늘어나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특히 미라이의 올해 1~10월 판매량은 3567대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그 결과 토요타와 현대차의 수소차 시장 점유율 격차는 지난 7월 8.1%포인트로 줄어든 데 이어 10월 8.6%포인트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4개월 연속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수소차 충전 인프라 부족, 수소 충전 비용 상승에 더해 보증 기간 만료 후 발생할 수 있는 수리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국내 수소차 시장은 반토막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중 환경부의 수소차 보급 예산과 수소충전소 설치 지원 예산이 올해보다 감액돼 위축된 수소 산업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수소에너지 산업 중장기 발전 계획’을 통해 수소차 보급 확대와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며 수소에너지 상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시장의 선두를 노리는 중국의 위협적인 성장세에 대응할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지난 6월 국내 출시한 1세대 넥쏘의 연식변경 모델 ‘2024 넥쏘’.<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가 지난 6월 국내 출시한 1세대 넥쏘의 연식변경 모델 ‘2024 넥쏘’.<사진제공=현대자동차>

지난해 사상 처음 연간 2만대 규모로 성장한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한풀 꺾였지만, 내년 지각변동을 앞둔 상태다. 혼다와 제너럴모터스(GM), BMW 등 완성차 업체가 수소차 시장 진출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혼다는 GM과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동 개발 중이며, 내년부터 CR-V 기반의 수소차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BMW는 지난 4월 토요타 미라이의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개발한 수소차 ‘iX5 하이드로젠’의 프로토타입(시작차) 모델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신형 넥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세대 넥쏘의 부분변경 모델인 ‘FE PE(프로젝트명)’를 개발 중이다. 내년 4분기 안에 신형 넥쏘의 연구개발(R&D)을 완료하고, 기술 검증 등을 거쳐 양산차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완전변경을 통한 세대교체는 아니지만, 기존 넥쏘의 내·외관 디자인에 큰 폭의 변화를 주고,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비롯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추가해 상품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출시한 1세대 넥쏘의 연식변경 모델 ‘2024 넥쏘’의 판매에 집중하고, 수소 충전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가 2018년 3월 선보인 넥쏘는 국내에서만 지난 5월까지 누적 3만1995대가 판매된 대표 수소차다. 현대차 관계자는 “넥쏘 보유 고객의 편의를 위해 이동형 수소 충전소 등 다양한 형태의 수소 충전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상용 부문에서도 수소 모빌리티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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