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결산] 제약바이오업계, 경기침체에도 실적 선방…연말 역대급 기술 수출 2건

시간 입력 2023-12-29 07:00:00 시간 수정 2023-12-28 17: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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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기업 7곳,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1조원 넘어…GC녹십자,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올해 기술수출 20건·7조9000억원 규모 성과…레고켐바이오 2조2400억원 규모 계약 체결
노보노디스크 등 글로벌 빅파마 트렌드 ‘비만 치료제’…한미약품·대원제약 등 개발 참여

올해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다양한 부침을 겪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로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이 실적 부진에 시달렸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됐다. 중국에 대한 서방의 견제가 심화하며 지정학 리스크는 한층 더 심화됐다. 여기에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 악재까지 겹치며 우리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국내 대표 업종인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수출·설비 투자 회복 흐름이 이어지면서 내년에는 한국경제가 급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CEO스코어데일리는 올 한해 각 산업분야를 결산하고, 내년도 주요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올해 제약바이오업계는 경기침체와 투자불황으로 인한 어려움이 예고됐지만 실적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기업과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5대 대형제약사들은 1~3분기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었다.

기술 수출은 예년 수준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레고캠바이오는 역대 최대 규모인 2조24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종근당도 1조7000억원 규모의 기술을 수출했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스웨덴 기업 노보노디스크가 출시한 비만치료제 위보비가 품귀현상을 일으키면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프랑스 명품그룹 루이비통 모에헤네시(LVMH)를 제치고 유럽 1위를 차지했다. 한미약품 등 국내에서도 임상을 서두르는 등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 올해 매출·영업이익 선방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2조6210억원, 영업이익 763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누적 수주액은 3조4867억원으로, 지난해 수주액 1조7835억원의 두 배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연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두 차례나 상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역대 최대 매출, 역대 최대 수주액, 영업이익 1조원 등 여러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같은 기간 누적 매출 1조4218억원을 기록하며 5대 제약사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유한양행이 매출 전망치를 1조9114억원으로 예상했다. 최근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1차 치료제 급여 등재에 성공했다. 또, 유한양행의 파트너사 존슨앤드존슨은 미국 FDA와 유럽 EMA에 렉라자의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따라 내년 유한양행의 매출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제약사 중 GC녹십자만 실적이 주춤했다. GC녹십자는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1조2216억원, 영업이익 4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매출 1조2998억원, 영업이익 1036억원에 비해 줄었다. GC녹십자의 실적 부진은 독감 백신과 혈액 제제 사업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에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하지만 최근 FDA로부터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내년 혈액제제 시장을 공략하며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종근당은 올해 누적 3분기 매출 1조1647억원 영업이익 1322억원을 기록했다. 종근당은 올해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 등이 고르게 성장했다. 특히, 종근당은 노바티스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같은 기간 매출 1조135억원 영업이익 939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의 실적은 전문의약품이 견인했다. 위식도 역류질환 ‘펙수클루’와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매출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한미약품은 같은 기간 매출 1조685억원 영업이익 1505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처음으로 3분기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기술수출 20건…역대급 계약도 2건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기업의 신약 후보물질 및 플랫폼 등 기술 수출 실적은 총 20건, 7조9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16건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2021년 34건에 비해서는 아쉬운 성적표다. 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 위축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역대급 기술 수출 계약이 2건이나 이뤄졌다. 레고켐바이오와 종근당은 4분기 초대형 기술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22일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 바이오텍과 ADC(항체약물접합체) 파이프라인 ‘LCB84(Trop2-ADC)’ 개발·상용화에 대해 총 17억2250만달러(한화 약 2조24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은 1억달러(약 1300억원)에 달한다. 이번 기술이전 계약은 총 계약금과 선급금 면에서 국내 기업의 단일물질 기술수출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에는 종근당이 노바티스와 대규모 CKD-510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종근당은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에 대한 13억500만달러(한화 약 1조7302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종근당은 반환의무 없는 선급금 규모만 8000만달러(약 1061억원)다. 종근당은 샤르코마리투스병 등 희귀질환 치료제로 CKD-510을 개발해왔다.

대웅제약은 올해 기술수출 계약을 4건 체결하면서 단일 기업 기준 가장 많은 실적을 냈다. 대웅제약은 지난 1월 중국 CS파마슈티칼과 섬유증질환 치료제 ‘베르시포로신’(4128억원 규모)을 기술수출했다. 이어 2월 브라질 목샤8과 ‘엔블로정’(1082억원), 4월 미국 비탈리바이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DWP21338’(6391억원), 12월 인도 자이더스와 항암제 ‘DWJ108U’(1221억원)까지 총 1조2822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비만 치료제 글로벌 열풍에 국내 기업도 합류

제약바이오 업계의 올해 대표 키워드는 ‘비만 치료제’다. 스웨덴 기업 노보노디스크가 프랑스 명품그룹 루이비통 모에헤네시(LVMH)를 제치고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하면서 관심이 더욱 커졌다.

노보노디스크의 주가가 오른 이유는 비만 치료제 ‘삭센다’와 ‘위고비’ 때문이다. 또한, 일라일릴리도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판매 호조로 주가가 급등했다. 양 회사는 단숨에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시가총액 1,2위에 올랐다. 비만 치료제는 메가 트렌드로 등극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미약품이 비만치료제 개발에 앞서나가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7월 일주일에 한번 투여하는 주사 제형의 대사질환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치료제로 적응증을 변경해 식약처에 임상 3상 진행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했다. 이후 지난 10월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획득하고 본격적인 임상 개발에 돌입했다.

대원제약은 지난 8월 식약처에 라파스와 공동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 ‘DW-1022’ 임상 1상 계획을 신청했다. 비만치료제의 경우 대부분 주사 제형이기 때문에 통증 유발 등 환자들의 부담이 있었다. DW-1022는 패치 형태인 만큼 환자들이 직접 주사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의료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밖에도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대웅제약 등이 비만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40%에 달하는 성장세를 유지하며 약 1000억달러(약 129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희연 기자 / c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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