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2나노 생산라인 구축 ‘속도’…삼성, GAA 기술 경쟁력 제고 ‘맹추격’

시간 입력 2024-01-22 07:00:00 시간 수정 2024-01-19 16: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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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대만 가오슝에 2나노 생산 공장 추가 건설키로
바오산공장, 이르면 4월께 반도체 제조 장비 반입·설치
2나노 대량 생산 본격화…애플 등 고객사 확보도 나서
삼성, GAA 기반 2나노 공정 안정성 확보해 TSMC 추격

대만 TSMC 본사.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최강자인 TSMC가 초미세 공정인 2나노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4월경에 2나노 공정 양산을 위한 반도체 제조 장비 반입을 시작으로, 2나노 칩 생산 능력을 극대화 하는 계획도 내놨다.

TSMC가 이처럼 2나노 공정 사업을 비롯해 반도체 초격차 전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삼성전자의 셈법도 더욱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 기반의 3나노 선단 공정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삼성이 초미세 공정인 2나노 양산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대만 남부 가오슝에 최첨단 2nm(1nm는 10억분의 1m) 웨이퍼 생산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TSMC가 지을 예정인 새 공장은 2나노 공정 생산 능력을 갖춘 12인치(300mm) 웨이퍼 공장이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을 뜻한다.

이번에 TSMC가 신규 공장 추가 계획을 내놓은 것은 AI(인공지능) 열풍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선단 공정 기반 고성능 반도체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황런자오 TSMC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고객사의 수요에 대응해 가오슝 지역에 현재 건설 중인 2나노 공장 2곳 외에 세 번째 공장에 대한 평가 및 개발 계획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2나노 공장 3곳이 건설되는 가오슝 지역에는 총 2조 대만달러(약 85조1600억원)라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2nm 공정 기반 가오슝공장은 2026년부터 제품을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웨이저자 TSMC CEO. <사진=TSMC>

TSMC의 2나노 공정 양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대만 언론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이르면 올 4월부터 대만 북부 신주과학단지 바오산공장에 2nm 공정 양산을 위한 반도체 제조 장비 반입·설치를 시작할 예정이다.

2nm 공정에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의 차세대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바오산공장에서 2025년부터 2나노 미세공정 양산을 시작키로 한 TSMC는 이미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TSMC의 2나노 고객으로는 애플, 미디어텍, 엔비디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디지타임스는 “TSMC가 2나노 공정과 관련해 예정보다 일찍 고객사 주문을 받고 있다”며 “이는 상당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나노 공정 양산을 순조롭게 준비 중인 TSMC는 향후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켜나갈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웨이저자 TSMC CEO(최고경영자)는 “당사의 2나노 기술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계획보다 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AI 반도체 관련 수요의 급증은 지능적이고 연결된 세상에서 저전력 컴퓨팅에 대한 구조적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해줬다”며 “TSMC는 AI 애플리케이션의 핵심 조력자”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화성캠퍼스 생산라인에서 양산된 3나노 웨이퍼. <사진=삼성전자>

대만 TSMC가 2나노 공정 선점에 박차를 가하면서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격차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5월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사장은 강연에서 “5년 안에 TSMC를 따라잡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삼성도 최첨단 2nm 공정 양산 준비에 더욱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GAA 기술을 기반으로 선단 공정에서의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GAA 기술은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이다.

삼성은 GAA 기반 선단 공정에서 TSMC 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는 같은해 12월 3나노 생산에 돌입한 TSMC보다 반년 가량 앞선 것이다.

경 사장도 2022년 7월 3나노 양산 출하식에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 한 획을 그었다”며 “핀펫 트랜지스터가 기술적 한계에 다다랐을 때 새로운 대안이 될 GAA 기술의 조기 개발에 성공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적인 결과”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GAA 기술을 기반으로 삼성은 2025년부터 더욱 미세한 2nm 공정 양산에 돌입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모바일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산을 시작해 2026년 고성능 컴퓨팅(HPC) 공정에 적용할 계획이다. 2027년에는 차량용 반도체로 확대한다.

초미세 공정 양산 계획도 세운 상태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보다 훨씬 미세한 1.4나노 공정을 2027년부터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러한 최첨단 반도체를 앞세워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AI 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다는 게 삼성의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사들이 AI 전용 반도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에 가장 최적화된 GAA 트랜지스터 기술 혁신을 통해 AI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GAA 기반 선단 공정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삼성이 2나노 공정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nm 공정부터 GAA 기술 적용에 따른 변곡점이 발생할 것이다”며 “3nm GAA를 이미 적용해 기술 완성도를 높인 삼성전자가 GAA 공정 안정성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내년이 TSMC 추격의 원년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삼성 파운드리의 경우 내년을 기점으로 TSMC와 간극을 줄여나갈 것이다”며 “2025년 양산 예정된 2nm 공정을 통해 TSMC와의 격차를 점차 축소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 파운드리는 올해와 내년 AI 반도체 주문 증가와 2나노 기술 경쟁력 부각 등으로 점유율 회복이 시작될 전망이다”며 “올해 온디바이스(On device) AI 확산 영향으로 AI PC와 AI 스마트폰 출하량이 확대되고, 내년에 GAA 기반 2나노 공정 우위를 확보한다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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