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7분기 만에 적자 수렁 ‘탈출’…“모바일·차량용 등 차세대 OLED 성장궤도 진입”

시간 입력 2024-01-25 07:00:00 시간 수정 2024-01-24 18: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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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영업익 1317억 ‘흑자전환’…순이익도 505억
실적 회복 신호탄 쏜 LG, 패널 수요 확대 맞춰 수익성 제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극심한 부진에 시달려 온 LG디스플레이가 영업적자의 고리를 끊었다. 지난해 하반기 신형 아이폰 출시 효과에 힘입어 모바일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출하량이 크게 늘면서 7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힘들게 흑자로 돌아선 기조를 지속할 수 있을지 우려의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 경쟁력과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고, 고객 가치 창출과 수익성 제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7조395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 7조3016억원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 4조7853억원에 비해선 55%나 급증했다. 모바일용 OLED 패널 출하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계절적 요인의 영향으로 TV, IT용 중대형 제품군 수요도 증가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317억원으로, 2022년 8757억원의 적자기조에서 흑자전환했다. LG디스플레이가 분기 영업 흑자를 낸 것은 2022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또한 2022년 4분기 무려 -2조938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50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 했다.

LG디스플레이가 장기간의 적자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LCD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한편 OLED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원가 혁신과 운영 효율화 등 강도 높은 비용 감축 노력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사진=LG디스플레이>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누적된 적자구조를 완전히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1조3308억원으로, 2022년 26조1518억원 대비 18.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익도 -2조850억원에서 -2조5102억원으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 하며 실적 회복의 신호탄을 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전 세계적인 IT 경기회복과 이로 인한 패널 수요 확대에 힘입어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지난 3년 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변동성이 커졌던 패널 수요가 올해 전반적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특히 “TV의 경우 70인치 이상 초대형 TV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세트 수요가 긍정적이다”면서 “최근 발생한 일본 지진 여파로 부품 수급 차질이 예상돼 올 상반기 소폭의 가격 상승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IT 제품의 경우에도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며 역성장이 예상되나, 그 폭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올 하반기 PC 교체 주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AI(인공지능) PC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여 점진적인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달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선보인 LG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 ‘57인치 P2P LCD’.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이같은 장밋빛 전망에 발맞춰 대형, IT, 모바일, 차량용 등 OLED 사업 전 영역에서 사업 기반을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대형 OLED 부문에서는 고객 기반을 강화해 출하를 확대하고, 수율·생산성·재료비 등에서 원가 혁신을 추진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한다. 특히 화질의 핵심 요소인 휘도(화면 밝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초고화질 기술 ‘메타 테크놀로지 2.0’을 적용한 대형·초대형 OLE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중소형 OLED 부문의 경우 수주형 사업 확대에 나선다. 장수명·고휘도 등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난 탠덤(Tandem) 기술 기반의 IT용 OLED 양산·공급 체제 구축도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모바일용 OLED 부분은 증설된 OLED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제품 출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탠덤 기술 기반의 P-OLED, ATO(Advanced Thin OLED), 하이엔드 LTPS LCD 등 차별화 제품·기술 경쟁력 우위를 기반으로 고객사를 확보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차량용 OLED를 처음 양산한 이후 4년 만에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 10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앞서 재무 건전성 확보 노력을 특히 강조했다. 정 사장은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계속 열심히 해서 빠른 시간 내에 흑자전환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전사적 원가 혁신, 운영 효율화 활동 등을 지속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사업의 안정성을 더욱 높여 지난해보다 실적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재무 구조 안정화를 위해 설비 투자는 다소 소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해 케펙스(시설 투자)는 2022년 대비 1조6000억원 축소된 3조6000억원을 집행했다”며 “올해는 재무 건전성 확보 기조 아래 고객사와 협업하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2조원대의 설비 투자를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 경쟁력과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유상증자에 나설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유상증자의 1차 발행가액이 1만70원으로 결정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1차 발행가 기준으로 예상 조달 자금은 1조431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차 발행가액은 다음달 29일 확정된다. 신주 확정 발행가액은 1·2차 발행가 중 낮은 금액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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