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조클럽’ 실종…부동산PF·홍콩 ELS 여파에 올해 전망도 ‘깜깜’

시간 입력 2024-02-07 12:00:00 시간 수정 2024-02-06 18: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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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삼성, 4분기 영업익 적자…투자 손실·충당금 탓
올해는 부동산 PF·ELS가 발목…하반기에 기대

주요 증권사들이 연이어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적표를 공개하면서 ‘1조 클럽’ 증권사는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올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데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까지 겹쳐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래에셋증권은 -10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5110억원으로 전년(8356억원) 대비 38.8%나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이 보유한 투자자산의 평가손실이 인식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 미래에셋증권의 홍콩·런던·미국 법인의 세전 순이익은 -653억원을 기록했고 브라질·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 법인의 순이익도 총 -8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삼성증권도 4분기 영업이익이 -2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당초 삼성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7434억원으로 전년 동기(5512억원) 대비 34.9% 증가해 1조 클럽 입성이 가장 유력했다.

그나마 3분기까지 높은 실적을 달성한 덕분에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5781억원) 대비 28.1% 증가한 7406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7258억원으로 전년(5214억원) 대비 39.2% 증가했지만 1조원에는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이다.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이 △1분기 2515억원 △2분기 2204억원 △3분기 1185억원 △4분기 1354억원으로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실적이 부진했던 영향이다.

증권업계 1조 클럽은 미래에셋증권이 2020년 처음으로 달성했고 이후 2021년에는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해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총 5곳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2022년에는 증시 부진과 부동산 PF 업황 악화 여파로 증권업계에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곳은 메리츠증권이 유일했다.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실적은 7일 지주사 실적 발표에 따라 공개될 예정이다.

올해도 부동산 PF 리스크과 수익 부진이 지속되는 데다 ELS 손실 사태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 등으로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들의 ELS 판매 중단으로 증권사 ELS 발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ELS는 대부분 은행에서 판매되며 증권사가 직접 판매하는 부분은 비교적 적기 때문에 증권사의 ELS 관련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올해 미국의 금리인하가 현실화되면 하반기부터 증권업계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 확대에 따라 증시가 회복되고 채권평가이익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에 올해는 반등 가능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자산관리(WM), 전통 기업금융(IB) 등 사업 다각화 효과도 기대할만 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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