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본업 부진에 영업이익 뚝…신사업으로 수익성 개선 총력

시간 입력 2024-02-18 07:00:00 시간 수정 2024-02-16 1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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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4사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5.6조…전년비 61%↓
국제유가·정제마진 동반 하락…주력 사업인 석유 부문 부진
배터리·석유화학·친환경 등 신사업으로 실적 변동성 축소 나서

에쓰오일 울산 공장. <사진제공=에쓰오일>

2년 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국내 정유 업계가 지난해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제 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악화로 주력 사업인 석유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업계는 올해 석유 수요가 회복되고 정제마진이 안정 기조를 이어가면서 전년 대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석유화학 및 친환경 연료 등 신사업을 적극 확장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총 5조623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14조918억원) 대비 60.8% 급락한 수준이다.

업체별로 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전년 대비 51.4% 감소한 1조903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에쓰오일 역시 전년 대비 58.3% 감소한 영업이익 1조418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1조6338억원, 6167억원으로 각각 58%, 77.9%씩 쪼그라들었다.

정유사들이 이처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약세 등으로 정유 업황이 부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해 1분기 배럴당 7.7달러에서 2분기 0.9달러로 급락했다. 이후 3분기 7.5달러까지 반등했으나 4분기에는 다시 4.1달러로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3분기 반짝 급등했던 국제유가도 4분기 다시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원유 재고분의 평가가치 손실로 이어졌다. 한국 원유 수입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평균 배럴당 93달러까지 오른 후 12월 77.3달러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는 석유 부문에서 각각 △-1652억원 △-2657억원 △-7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전 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GS칼텍스는 전 분기 대비 99% 감소한 125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GS칼텍스 여수 공장. <사진제공=GS칼텍스>

다만, 정유 업계는 올해 정유 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추가 감산 대응 및 이동 수요 등의 개선으로 정제마진은 전년 대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올해 1월 평균 싱가포르 정제 마진은 배럴당 6달러를 웃도는 준수한 수준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일 열린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는 난방유 수요와 기상 악화로 인한 글로벌 정유사의 가동 차질, 역내 봄철 정기 보수 그리고 중국 춘절 기간 수요 등이 정제마진을 지지할 것”이라며 “이후 2분기 말부터 시작되는 북반구 드라이빙 시즌 및 여름철 여행 성수기 기간에는 정제 마진이 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유 업계는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한편 배터리, 석유화학, 바이오 연료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실적 변동성이 큰 정유 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배터리 부문에 힘을 싣는다. 회사는 올해 9조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할 예정이다. 이중 7조5000억원 가량은 배터리 사업의 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입된다.

HD현대오일뱅크는 바이오 연료 등 친환경 신사업 확대, 공정 최적화 등을 통해 대외 요인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회사는 이르면 올 1분기부터 차세대 바이오디젤 공장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충남 대산공장 부지에 13만톤 규모의 제조공장을 완공하고, 시험가동에 돌입한 상태다.

에쓰오일은 울산공장에 추진 중인 석유화학 프로젝트 ‘샤힌 프로젝트’에 집중한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2580억원을 투자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회사는 지난해 말까지 프로젝트에 약 1조6500억원을 집행했으며, 올해에는 약 2조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기적으로는 석유화학 사이클의 반등, 장기적으로는 미래에너지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샤인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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