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96척‧111억달러 수주…올해 목표인 135억달러의 82.2% 달성
액화천연가스‧암모니아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 영향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국내 조선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연간 수주 목표치를 달성할 전망이다. 연초부터 빠른 속도로 수주 릴레이를 이어간 덕분에 벌써 100척에 가까운 선박을 수주하며 목표 달성률 80%를 넘겼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96척(해양설비 1기 포함), 111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이는 연간 목표치인 135억달러의 82.2%에 해당하는 수치다.
선종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8척,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32척,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VLAC) 36척, 에탄 운반선 1척,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2척,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6척, 특수선 4척 등이다.
회사는 양(수주 규모)뿐만 아니라 질(가격 조건)까지 모두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LNG 운반선의 경우,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척당 2억7000만 달러에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저가 수주가 아닌 고부가가치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량을 빠르게 채울 수 있었던 이유는 LNG 운반선과 암모니아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의 대량 발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선박 발주량은 471만CGT(표준선 환산톤수·121척)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전월과 비교하면 56% 늘었다.
특히 올 들어 VLAC 수주가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VLAC는 고난도 기술을 요구해 수주 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된다. 2021년 업계 최초로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 개발에 성공한 HD한국조선해양은 기존 가스선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VLAC 수주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VLAC 시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부터 VLAC의 발주가 본격화돼 향후 20년간 연평균 120척이 발주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HD한국조선해양은 VLAC에 장착할 암모니아 엔진을 오는 2025년 완료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이 이르면 이달, 늦어도 상반기 내에 수주 목표를 모두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달 목표치를 넘어서면 HD현대그룹 내 조선사업에서 ‘역대 최단기간 내 연간 목표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재까지 HD현대그룹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2004년과 2005년 각각 6월에 연간 목표를 채운 것이 최단기간 목표 달성 사례다.
수주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실적 전망도 밝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602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지난해 2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선별 수주 기조에 따른 선가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만큼 2분기와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 흐름이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연초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선종에 걸쳐 발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선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건조 효율 극대화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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