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법 리스크’ 족쇄에 등기이사 복귀 또 미뤄졌다

시간 입력 2024-02-20 22:30:00 시간 수정 2024-02-20 22: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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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컨벤션센터서 ‘제55기 정기 주총’ 개최
올해 주총 안건서 이재용 사내이사 선임건 빠져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상태 유일…복귀 시급
삼성, 경제 관료 출신·로봇 전문가 이사회 영입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올해도 기약 없이 무산됐다. 경계 관료 출신인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로봇 전문가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의 신임 사외이사로 내정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이 상정될 예정이다.

신제윤·조혜경 사외이사 내정자는 다음달 22일 임기가 종료되는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의 후임이다.

신 내정자는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관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과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맡고 있다.

조 내정자는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이사, 제어로봇시스템학회 부회장, 한국로봇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유명희 사외이사와 함께 감사위원 후보로도 추천됐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이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이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2022년 10월 삼성전자 회장직에 오른 이 회장이 책임 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에 복귀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삼성은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직면해 있는 상황임을 고려해 사내이사 선임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최근 이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올해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검찰이 항소해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면서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또 다시 미뤄지게 됐다.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와관련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3기 준법위 첫 정례 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의미에서 빠른 시일 내, 적정한 시점에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경영적인 판단의 문제이고, 주주나 회사 관계자,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준법위에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한편 삼성은 올해 주총에서도 전자투표 제도를 시행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주주들이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주주들은 다음달 10일 오전 9시부터 19일 오후 5시까지 전자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주주 편의 제고를 위해 주총장을 온라인으로 중계한다. 주주들은 별도로 마련된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중계 참여를 신청하고, 안건별 질문도 등록할 수 있다. 신청 기간은 전자투표 참여 기간과 동일하다.

주총장에 참석한 주주 전원에게는 표결 기기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총부터 모든 안건에 대한 심의를 마친 후 표결을 진행키로 했다. 이후 결과를 종합해 한번에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안건별 심의 후 해당 안건에 대해 표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자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SDI도 다음달 20일 정기 주총을 연다. 삼성전기는 이번 주총에서 최재열 삼성전기 컴포넌트사업부장 부사장을 사내이사에, 정승일 전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차관을 사외이사에 각각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사내이사에 재선임하고, 박진 중대형전지사업부장 부사장을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키로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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