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으로 번진 KDDX…한화오션·HD현대重, 갈등 ‘최고조’  

시간 입력 2024-03-05 17:45:00 시간 수정 2024-03-05 17: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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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경찰청 국수본에 고발장 제출  
5일 기자회견…“임원 개입 정황 확인”
HD현대중공업 “일방적인 짜집기” 반박

구승모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변호사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기밀 유출 관련 HD현대중공업 고발장 제출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주선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조사 결과에 불복, 해당 임원의 개입을 주장하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사기밀을 불법 취득해 비인가 서버에 저장하는 심각한 보안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가능 여부를 논의했고,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 청렴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를 제한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임원이 개입된 정황을 수사하고 처벌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고발장을 전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한 상태다.

이날 발표를 맡은 구승모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변호사는 “방사청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당시 임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명백한 임원 개입이 확인돼야 방사청도 제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해 그 부분을 살펴봐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적 행위에 대한 증거들은 관련 판결문과 형사사건기록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면서 “서버 운용 등에는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HD현대중공업 임원이 알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 변호사는 “단순히 KDDX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이익 다툼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익 측면에서 고발한 것은 아니다”면서 “경쟁 입찰로 간다면 열심히 노력해서 수주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형 차기구축함 조감도(KDDX).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반면,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 측 주장에 대해 “일방적인 짜집기”라고 반박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며 “한화오션이 최근 HD현대중공업을 고발하며 내세운 근거는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 주장으로, 수사 기록과 판결문을 일방적으로 짜집기해 사실관계를 크게 왜곡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양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이유는 하반기 입찰을 앞둔 KDDX 수주전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방사청은 2030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을 국산화하는 KDDX 사업자 선정을 진행한다. 총 6척을 발주할 예정으로 수주 금액만 7조8000억원에 달한다.

KDDX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해당 사업에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계약을 따내는 기업이 수주전의 최종 승자가 된다.

현재 양사는 특수선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방산 부문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고, HD현대중공업 역시 올해 특수선 사업부의 수주 목표치를 지난해 수주 금액보다 7배 가량 높인 9억8800만달러로 정한 상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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