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나서는 NH투자증권…‘포스트 정영채’ 찾기 고심

시간 입력 2024-03-08 12:00:00 시간 수정 2024-03-07 17: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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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내부 출신 2인·삼성증권 출신 외부인사 1인으로 3인 숏리스트 확정
내부 사정 밝은 윤병운 부사장…25년 WM 전문가 사재훈 전 부사장 등 전망 ‘안갯속’

NH투자증권이 결국 ‘세대 교체’를 선택했다. 정영채 현 사장이 사의를 표하고, 차기 사장 후보로 내‧외부 인사 3인을 선택했다. 회사는 늦어도 이달 중순께 최종 후보가 결정될 예정이다.

정 사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온 내부 출신 인사를 선택할 것인지, 외부 출신 인사를 통해 변화를 꾀할 것인지 전망은 아직 안갯속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6일 차기 사장 후보로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3인을 선정했다.

이들 중 유 전 부회장, 윤 부사장은 각각 농협 내부 출신이며 사 전 부사장은 외부 인사다. 정영채 사장의 경영성과가 뛰어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인물을 고르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당초 지난달 중으로 차기 후보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후보 선정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예정보다 늦어지게 됐다.

정영채 사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퇴임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그는 “이번 주주총회 때까지 역할을 하고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며 “한 동안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 스스로를 정리할 적기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차기 CEO의 자질에 대해서 “우선 자본시장을 잘 이해해야 하고 미래를, 고객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다른 금융업과는 달리 시장에서 존재하며 끊임없는 변화, 가격탐색 요구에 대응하고 시시각각의 판단이 조직의 흥망성쇠와 연결돼 있어 여타 업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이 요구된다”며 “다음 CEO는 어떤 분이 되실지 몰라도 나보다 뛰어난 분이 오실거라 믿는다”고 언급했다.

정 사장은 지난 2018년 첫 취임 후 세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그간 IB와 리테일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며 업황 기복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만큼 회사 안팎에서는 ‘정 사장을 대체할 인재를 찾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당초 그의 4연임 가능성까지 높게 거론됐으나, 최근 경쟁사들의 CEO가 대부분 변경되면서 세대교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사진=각 사>

내부 인사를 선택할 경우 NH투자증권의 사정에 밝다는 장점이 있다. 정 사장 역시 2005년부터 IB부문에서 오래 근무해 온 경력이 있다. 윤병운 부사장은 1993년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 입사해 정 사장과 오랜 기간 동안 IB부문의 위상을 올리는 과정에서 합을 맞춰 왔다는 강점이 있다.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와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등의 주요 딜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유찬형 전 부회장은 1988년 농협중앙회 입사 후 상호금융마케팅국장, 충남지역본부장, 기획조정본부장, 농협자산관리 대표이사 등을 거친 바 있다. 농협중앙회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는 반면,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는 다른 후보 대비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약점도 있다.

유일한 외부 인사인 사재훈 전 부사장은 삼성증권에서만 25년을 근무한 자산관리(WM) 전문가다. 채널영업부문장, 자산관리본부장, 리테일부문장을 거치며 삼성증권의 WM 경쟁력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도입해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거 확충하는 데 기여한 바 있다.

사 전 부사장이 차기 사장으로 선임될 경우 리테일과 WM 부문에서의 전폭적 성장이 예상된다. 그간 ‘IB통’인 정 사장이 IB 부문을 닦아놓은 만큼 연금과 자산관리 부문에 전략적으로 힘을 보탤 가능성도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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