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기선 잡은 SK하이닉스…곽노정 “HBM 판매 두 자릿수 확대, 1위 굳힌다”

시간 입력 2024-03-27 18:06:40 시간 수정 2024-03-27 18: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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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SK하이닉스 제76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
곽 사장 “HBM 고객 수요 증가…내년 수요도 타이트”
“미국 인디애나주 공장 부지 아직 확정 안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제7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확고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당장, 올해 HBM 수요가 급증하며, 지난해 반도체 한파에서 벗어나 고공성장을 기록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손실이 컸던 낸드플래시 사업은 점유율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다.

곽 사장은 27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제7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작년에 D램 판매량 중 AI 제품 비중은 한 자릿수였지만, 올해는 HBM 판매 비트(bit) 수가 두 자릿수로 올라오면서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연간 7조730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영업이익 3460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곽 사장은 “2023년은 HBM과 DDR5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AI 메모리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수익성을 극대화 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전 세계 HBM 시장에서 53%로 시장 1위를 기록했다.

곽 사장은 “어느 때보다 빠른 기술 발전으로 컴퓨팅 요구사항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HBM 같은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현존 D램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는 이달부터 공급을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AI 선도 기업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HBM 1등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HBM 뿐만 아니라 DDR5, LDDP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DDR5를 개발한 이후 시장을 선점했다”면서 “올해 DDR5 세대 교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LPDDR5는 모바일 시장과 함께 오토모티브 시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그래픽 제품에서는 고객과 협업을 기반으로 GDDR7을 적기 공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제7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지난해 손실이 컸던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사업 방향의 전환을 예고했다. 곽 사장은 “낸드 시장의 성장으로 재무 성과에 아쉬움이 있어 기존 점유율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하고자 한다”며 “오토모티브, 게이밍 SSD 등 고수익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고도화 하겠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가 인수한 후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솔리다임 출범 후 시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했으나 최근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솔리아딩 eSSD 구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솔리다임이 보유한 고용량 스토리지 제품 경쟁력, SK하이닉스의 낸드 및 SOC 기술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전반적인 메모리 업황은 전년 대비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곽 사장은 “올해 메모리 시장은 깊은 불황을 지나 수요 개선과 공급 안정화를 통해 시장 회복기를 맞았다”며 “소비 심리회복으로 IT 수요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I향 메모리 수요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고수익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시장 상황에 따라 양산 규모를 조정해 투자 효율성을 높여갈 계획이다. 신규 제품은 적기에 개발하면서도, 장기적인 성장과 재무 안정성의 밸런스를 고려해 설비투자(CAPEX) 수준을 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곽 사장은 “과도한 CAPEX 지출은 지양해 현금 수준을 높이고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다시 다운턴이 찾아오더라도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곽 사장은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에 첨단 반도체 패키지 공장을 짓는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며 “확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40억달러(약 5조3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 서부 웨스트 라피엣에 첨단 반도체 패키지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내이사 안현 선임 △사외이사 손현철 선임 △기타비상무이사 장용호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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