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실확대 ‘직격탄’…시중은행 ‘깡통대출’ 2.7조원 넘어서

시간 입력 2024-04-01 07:00:00 시간 수정 2024-03-29 17: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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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무수익여신 3조원 육박…고금리에 경기침체 이어져
규모 크게 늘어난 기업대출 악화…연체율도 상승 추세
무수익여신 증가세 KB국민·하나·우리 순, 신한銀 소폭 감소

원금 상환은커녕 이자도 제때 받지 못하는 깡통대출 규모가 크게 늘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기업의 상환 여력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개 시중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조7526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9%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대출채권과 이자 미계상 여신의 합계로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대출을 의미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7499억원으로 43.6% 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33.1%, 12.5% 증가한 8678억원, 5289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6060억원으로 4.2% 감소했다.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에서 부실이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은행들이 기업대출 규모를 크게 늘려온 탓이다.

이들 은행의 기업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668조3615억원으로 8.5% 늘어난 반면, 가계대출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대출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말 52.2%에서 지난해 말 54.2%로 2%포인트 커졌다.

무수익여신이 전년보다 증가한 국민·하나·우리은행의 기업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말 기준 1조43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35.1%(3730억원) 늘었다. 가계 무수익여신의 경우 22.1%(1290억원) 증가한 7122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2022년 10월 이후 지난 1월까지 16개월 연속 연 5%대를 이어오고 있다.

연체율도 크게 악화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중소기업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60%로 1년 전보다 0.2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56%로 전년 동월 말보다 0.23%포인트 올랐다.

올해도 경기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기업 사정이 악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손실흡수능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은행들에 주문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부실채권 상·매각, 취약차주에 대한 채무조정 활성화 등으로 은행권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것”이라며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충분히 반영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토록 하는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해서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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