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규모 ESL 배상 앞둔 4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 전망 ‘뚝’

시간 입력 2024-04-04 11:00:00 시간 수정 2024-04-03 17: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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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익 4.3조…1년 전보다 12%↓
은행 ELS 자율배상 추진…배상액 2조 육박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1분기 성적이 전년보다 크게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을 결정하면서 막대한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보다 12.22% 줄어든 4조36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주사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18.17% 하락한 1조2268억원으로 예상됐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8.56%, 10.83% 줄어든 1조2933억원, 9893억원으로 관측됐다. 우리금융은 8530억원으로 9.89% 줄어들 전망이다.

이들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 하락 배경으로 홍콩 ELS 사태 관련 배상이 꼽힌다. 주요 은행들은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분쟁조정기준안에 맞춰 자율배상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ELS 규모는 약 10조원 수준이다. 손실률 50%를 가정하고 평균 40%를 배상할 경우 그 규모는 약 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은행별 상반기 만기 규모는 KB국민은행이 4조7726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신한은행 1조3766억원, 하나은행 7526억원, 우리은행 249억원 등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른 상반기 배상 금액은 국민은행이 9545억원으로 약 1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2753억원, 1505억원으로 예측된다. 판매 규모가 작은 우리은행은 5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상 규모가 상당히 큰 만큼, 전액을 1분기 실적에 손실 인식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선 충당금을 적립하고 향후 진행 결과에 따라 손실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반발도 변수다. 평균 40%를 배상 기준으로 잡은 은행권과 달리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원금 100%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자율배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나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홍콩 ELS 자율배상을 결의하고, 일부 은행의 경우 첫 자율배상금 지급까지 완료하면서 자율배상과 관련된 손실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공산이 커졌다”며 “자율배상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은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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