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불황에도 ‘깜짝 실적’…수익다각화 중요성 일깨운 현대차증권

시간 입력 2022-07-25 07:00:05 시간 수정 2022-07-22 17:29:01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선제적 리스크 관리·수익 다각화 전략 적중
부동산 PF 의존도는 숙제…"부동산 외 대체투자 분야에서 수익원 다각화 中"

금리 인상과 거래대금 감소,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인해 먹구름이 낀 증권업 실적 전망 속에서 현대차증권이 2분기 호실적을 알렸다. 업계에서는 수익 다각화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강조해 온 현대차증권의 전략이 위기 속에서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2분기 현대차증권의 영업이익은 4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7.9% 오른 36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2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3번째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주요 증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53%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분기에는 마이너스(-)만 피하면 선방한 것'이라는 업계 상황에서 현대차증권은 전년 대비 실적 상승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은 이번 실적 방어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수익 다각화를 통해 나온 결과라 분석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에 대비해 보유 채권 규모를 대폭 축소해 채권 평가손실을 최소화했다"며 "보유 채권 만기를 축소하고, 미국과 국내 채권 간 수익률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를 통해 급격한 금리 변동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6월 말 기준 현대차증권은 보유 채권잔고는 전년 동월 대비 25.4% 줄어들었다.

현대차증권이 힘을 주고 있는 기업금융(IB) 부문에서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돋보였다. 분양시장 침체를 예상하고 물류센터, 오피스와 같은 임대 가능 자산을 중심으로 부동산금융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조정한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앞서 현대차증권은 2분기 3170억원 규모의 경기 용인 남사 물류센터 매각 등 굵직한 거래를 성사시켰다. 그 결과 IB 부문은 올 2분기 560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당초 IB부문은 현대차증권 내 소규모 사업부에 불과했으나, 최근에 들어서는 현대차증권의 순영업수익 절반 가량을 담당하는 핵심 사업부로 자리했다. 실제로 지난해 IB부문 순영업수익은 1473억원으로, 전체 순영업수익(3258억원) 중 45% 가량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투자(PI) 부문 순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가량 증가했다. 해외부동산, IPO, 지분투자 등 틈새시장에서 PI 부문 경쟁력을 착실히 길러온 데 따른 결과다. 특히 지난 6월 진행된 해운대 신라스테이 지분 매각 수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둬들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채권 금리 상승에 대비한 포지션 축소와 IB부문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깜짝 실적의 비결"이라며 "거래 대금 감소에 따라 위탁매매 등 리테일 부문 실적이 감소했지만 다른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르게 분산된 수익구조가 위기에서 힘을 발휘했다"며 "하반기에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특정 사업영역에 치중하지 않는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증권 사옥 전경. <사진=현대차증권>

업계에서도 현대차증권의 사업 다각화 시도와 주력사업 성장세가 이번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봤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증권의 경우 다각화된 수익구조로 인해 금융 환경 변화에 따른 손익변동성이 크지 않았다"며 "IB 및 자산관리 부문 실적 개선, 레버리지 확대를 통한 채권운용수익 증대에 힘입어 영업순수익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의존도 증가에 따른 우발채무 규모는 여전한 숙제로 남았다. IB 부문 실적 호조와 함께 부동산 PF 규모가 커지자 우발채무 규모 또한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현대차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직전년도 대비 3295억원 늘어난 9448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 역시 같은 기간 57.8%에서 81%로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사업 비중이 큰 현대차증권이 금리 인상의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올해 들어 국내외적으로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자본조달 비용이 증가했는데, 이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이와 관련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당사 우발채무 비중은 최병철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꾸준히 80% 이하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부동산PF에 치중하지 않고 부동산 외 대체투자 분야에서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