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도시’ 꽂힌 제주항공…한일 ‘알짜 노선’ 공략 속도

시간 입력 2023-09-01 17:38:06 시간 수정 2023-09-01 18: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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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야마·시즈오카·오이타·히로시마 단독 운항
일본 소도시 중심 틈새시장 공략…전략 적중 눈길
일본 여행 수요 급증…하반기 새로운 여행지 발굴

제주항공 항공기.<사진제공=제주항공>
제주항공 항공기.<사진제공=제주항공>

국적 저비용 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이 연이은 일본 소도시 취항을 단행하며 한·일 노선 다변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한발 빠른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대표적 알짜 노선인 일본 노선 점유율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운항 중인 국제선 37개 도시, 50개 노선 중 한·일 노선은 10개 도시, 14개 노선이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등을 포함한 국적 LCC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으로, 이 중 마쓰야마·시즈오카·오이타·히로시마 등 4개 노선은 제주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하는 일본 소도시 노선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일본 소도시 하늘길을 넓히며 신시장 개척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우선 지난 3월 인천~마쓰야마 노선과 인천~시즈오카 노선의 재운항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운항을 중단한 지 약 3년 만이다. 이후 6월 인천~오이타 노선을, 7월 인천~히로시마 노선을 각각 신규 취항했다. 인천~오이타 노선의 경우 지난해 6월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이후 1년 만에 신규 취항한 올해 첫 정기편이다.

일본 소도시를 중심으로 한 제주항공의 한·일 노선 다변화 전략은 일단 적중한 모양새다. 실제로 인천~마쓰야마 노선 여객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6월 4209명에서 올해 6월 6939명으로 64.8%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인천~시즈오카 노선 여객 수는 3880명에서 9679명으로 149.4% 급증했다. 인천~오이타 노선과 인천~히로시마 노선도 신규 취항 이후 평균 70% 후반대의 탑승률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그 결과 제주항공의 일본 노선 점유율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제주항공의 일본 노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31만7976명으로, 같은 기간 국적 항공사 전체 일본 노선 수송객 수(139만8502명)의 22.7%를 차지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6월 163만4837명 중 27만1482명을 수송하며 16.6%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6.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일본 소도시 노선에 대한 높은 재예약률도 틈새시장 공략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올해 상반기 한·일 노선을 이용한 제주항공 회원들의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회원 19만7295명 중 14%인 2만7635명이 2회 이상 일본을 방문했다. 이 중 지난 3월 재운항에 돌입한 인천~마쓰야마 노선과 인천~시즈오카 노선을 약 3개월간 2번 이상 예약한 고객 비율은 각각 14.4%, 14.3%에 달해 평균치를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의 주도권을 둔 국적사 간 치열한 경쟁 탓에 대부분 노선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차별화된 노선 개발 필요성이 커졌다”며 “제주항공의 경우 일본 소도시에 초점을 맞춘 노선을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키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남은 하반기 새로운 여행지를 발굴해 일본 노선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일본 노선은 중국 노선과 함께 거리 대비 수익성이 높은 알짜 노선이자 핵심 노선이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의 올해 2분기 일본 노선 매출은 1172억원으로 여객 사업 전체 매출(3311억원)의 35.4%를 책임지기도 했다. 최근 한·일 관계 개선과 일명 ‘슈퍼 엔저’로 인해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한 점도 제주항공이 일본 노선에 집중하는 이유로 지목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일본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면서 일본 노선은 이미 포화 상태라는 시장의 예측을 넘어서며 한·일 노선 다변화 전략이 힘을 얻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새롭고 특별한 여행 경험을 선물하기 위해 앞으로도 새로운 여행지 발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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