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증권사 전산서비스에 3275억원 투자…전년보다 35.3% 늘어
KB증권 1044억 투자해 ‘최다’…한투‧삼성‧하나증권 등 뒤이어
증권업계의 화두로 디지털 혁신(Digital Trasformation, DT)이 떠오른 가운데, 지난해 기준 증권사들의 개발비 지출이 전년 대비 35%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협회 등록된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개발비 지출 규모는 총 3275억원으로, 전년 동기 2421억원 대비 35.3% 증가했다.
개발비는 무형자산의 하위 항목으로, 신규 전산서비스 등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된 비용이 이에 포함된다. 각 증권사가 얼마나 전산서비스에 자금을 투입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각 증권사별로는 KB증권이 1044억원을 투입하며 전체 증권사 중 유일하게 1000억원을 넘겨, 압도적인 투자 규모를 보였다. 이는 2위인 한국투자증권(503억원)에 비해서도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KB증권은 전년도에도 473억원의 개발비 투자로 전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개발비를 투자했다.
KB증권은 그간 디지털 플랫폼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KB증권의 공식 MTS(모바일 트레이딩서비스) ‘M-able(마블)’의 월활성화이용자수(MAU)는 지난해 9월 기준 173만명으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올해도 KB증권의 디지털 집중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WM부문을 이끄는 신임 이홍구 대표는 기존 ‘플랫폼총괄본부’를 ‘디지털사업총괄본부’로 확대 개편, 기존 비대면 사업에 더해 디지털 전략, 데이터분석 기능 등 담당 업무의 폭을 넓혔다.
김성현·이홍구 대표는 올 초 신년사에서도 “M-able은 비대면 고객에 대한 데이터 분석 및 오퍼링 기능 강화를 통해 MAU 1위에 걸맞는 시장점유율 및 자산관리 운용자산의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추진해 달라”고 임직원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개발비로 503억원을 지출해 전년도 438억원 대비 14.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2022년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IT본부·DT본부·정보보호담당을 통합한 ‘디지털본부’를 신설하고 DT 작업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신임 김성환 대표도 DT에 큰 의욕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사에서 “플랫폼사의 위협에 주저하지 않고 오히려 이들을 적극 활용한 디지털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현업과 고객의 니즈가 적시에 반영될 수 있는 효율적인 IT지원 체계를 구축하자”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삼성증권 410억원 △하나증권 323억원 △카카오페이증권 250억원 △한화투자증권 166억원 △미래에셋증권 149억원 △SK증권 103억원 등이 연간 100억원 이상을 전산 개발비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카카오페이증권과 SK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 5곳은 모두 전년 대비 개발비 투자를 늘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디지털의 중요도를 실감하면서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핀테크 기반 증권사와 거대 플랫폼사들도 경쟁자로 부상함에 따라 디지털 채널 개발 경쟁이 올해는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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