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GC녹십자 오창공장, FDA 허가 ‘알리글로’ 생산 분주…혈장 연간 130만리터 처리

시간 입력 2024-02-28 11:10:07 시간 수정 2024-02-28 1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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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MP 획득 핵심 생산시설 갖춰…알리글로 등 주요 품목 생산
알리글로, 하반기 미국 수출 예정…2028년 매출 3억달러 목표

충북 청주시 오창읍 GC녹십자 오창공장. <사진제공=GC녹십자>

지난 27일 GC녹십자는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위치한 GC녹십자 오창공장을 기자에게 공개했다. 오창공장의 연간 혈장 처리 규모는 연간 130만리터, 알리글로 용도는 컨테이너 약 53개 분량이다. 이곳에서는 1100여명의 근로자들이 ‘알리글로’ 생산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 곳에서 생산된 알리글로가 미국으로 수출된다.

박형준 오창공장 공장장은 “GC녹십자는 혈액제제 국내 점유율 1등 회사인데 이번에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초석을 다졌으며 글로벌 CMO(위탁생산) 사업으로까지 확장해 가겠다”고 말했다.

◇오창공장, FDA인증 cGMP 시설…2030년 1조원 공장 도약 계획

통합완제관 자동 이물 검사실 모습(왼쪽)과 직원들이 수동 이물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GC녹십자(왼쪽), 조희연 기자>

GC녹십자 오창공장은 지난해 4월 미국 FDA로부터 알리글로의 품목 허가를 위한 혈액제제 생산시설 실사가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GC녹십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며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을 충족하는 cGMP 생산시설이 됐다.

오창공장은 지난 2007년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13만㎡ 부지규모로 설립됐다. 알리글로를 비롯한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방식의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 GC녹십자의 주요 품목을 생산하는 핵심 사업장이다.

오창공장은 FDA 승인을 기반으로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제제, CMO 사업들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1조원 cGMP 공장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오창공장은 연간 130만리터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혈장처리 설비를 갖추고 있다. 혈장보관소에서는 하역장소에서부터 BMS를 통해 온습도 등에 변화가 없도록 관리하고 있다. 입고된 혈장은 혈액원 정보, 수량 등의 등록 여부 확인한 후 파레트에 넣어서 혈장보관소로 이동한다. 직원들이 들어온 혈장을 하나하나 바코드를 찍으며 일일이 확인한다.

또한, 제조공정 투입전 혈장 이상여부를 확인해 부적합으로 판정된 혈장은 별도로 격리한다. 기준을 충족한 혈장은 1층 330셀, 2층 300셀 총 660셀의 자동화창고에 보관된다. 혈장보관소는 영하 20도 이하를 유지한다. 혈장은 영하 20도 이하에서 약 2년의 유효기간이 보장된다.

보관된 혈장은 생산계획에 따라 출고된다. 출고검사실에서 파레트마다 검사를 다시 실시하며 부적합 혈장은 격리 후에 컨베이트 벨트를 통해 생산시설로 보내진다. 격리된 혈장은 모두 폐기되며 품질부서관리에서 소각절차를 통해 혈장을 폐기한다. 컨테이너에 보관되는 혈장이 1만리터로 여기서 총 1만2500개의 유닛이 나오는데 그 중 약 10개가 부적합 판정을 받는다. 혈장 부적합 비율을 계산하면 약 0.08% 정도다.

오창공장에는 지난 2019년 국내 최대 규모의 완제 공정 시설인 ‘통합완제관(W&FF)’을 갖추고 있다. 이 시설은 충전·포장 시설과 무균충전설비, 단일 사용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알리글로 등 충전된 바이알의 검사를 수행한다. 자동이물검사, 수동이물검사를 거친 후 라벨링 작업을 한다. 자동이물검사에서는 11개의 카메라가 외관과 이물 등 이상이 없는지 검사한다. 반짝이는 카메라 불빛아래 수십 개의 바이알이 컨베이버 벨트를 타고 검사를 통과했다. 또한, 고전압으로 바이알 누수까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 수동이물검사에서는 직원들이 어두운 검사실에서 불빛 하나에 의지해 눈으로 바이알 내에 있는 이물을 확인한다.

라벨링 공정이 끝난 알리글로 모습(왼쪽)과 직원들이 알리글로 패키징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조희연 기자>

검사를 통과한 바이알은 건병공정, 라벨링공정, 패키지 공정을 거쳐 필요한 곳으로 보내진다. 건병공정에서는 또 한번의 수동검사, 반자동검사가 진행된다. 이후 통과된 바이알은 라벨링 공정을 거쳐 포장지 안에 바이알과 설명서를 넣는 패키징 작업이 이뤄진다.

알리글로는 몸에 직접 투여하는 혈액제제인만큼 검사에 검사를 거듭했다. 오창공장은 최근 제약사 공장들이 완전 자동화 공정을 갖춘 것과는 달리 사람 손을 거치는 공정이 많았다. 포장박스를 접거나 설명서를 넣는 등의 단순한 작업도 사람이 직접했다. 현재 공장에서 일하는 임직원만 약 800명이며 협력업체를 포함할 경우 약 1100명이 근무한다.

오창공장도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FDA가 2년 간격으로 실사를 나오기 때문에 시기를 조율 중이다. 신웅 QM실장은 “주요 공정이 분해, 정제, 통장, 포장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미 각 기능에 대한 일부 자동화 기능이 세팅됐다”면서 “2~3년 내에 완전 자동화를 이뤄내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글로, 고마진 가격 기반 올해 하반기 미국 시장 출시…매출 5000만달러 목표

박형준 오창공장 공장장(왼쪽)이 공장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과 이우진 GC녹십자 글로벌 사업본부장이 미국 시장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조희연 기자>

GC녹십자는 올해 하반기 미국 내 자회사 GC바이오파마USA를 통해 알리글로를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3조원 규모로 세계 최대 시장이다. 회사에 따르면 국내 약가 대비 약 6.5배 높은 고가 시장이다. 현재 6개의 경쟁사가 있으며 GC녹십자는 7번째로 진출하게 됐다.

GC녹십자는 올해 연결기준 5000만달러(약 666억원)의 매출을 일으킨 뒤 매년 50%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진출 5년 만인 오는 2028년에는 약 3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지난 1월부터 10개 미만의 미국 내 주요 전문약국(SP) 유통채널과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알리글로는 면역글로불린 유통채널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는 전문약국을 통해 공급된다. 전문약국 채널은 많은 영업 인력이 필요 없으면서도 성분명 처방 비율이 높아 신규 진입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가의 특수 의약품을 취급하는 전문약국 채널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알리글로는 면역글로불린 정제 공정에 ‘CEX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도입해 제품의 안전성을 높였다. 이 기술은 혈전색전증 발생의 주원인 되는 혈액응고인자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는 제조공정의 특이점을 부각하고 안전성을 강조해 미국 사보험가입자의 약 75%에 알리글로 등재할 것을 목표하고 있다.  

GC녹십자는 △고마진 가격 정책 △환자 접근성 향상 △계약 최적화 등 3가지 전략을 핵심으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우진 GC녹십자 글로벌 본부장은 “면역글로불린은 제네릭,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오리지널 제품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보다는 제품 특성을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특징”이라며 “후발주자가 가격을 높여 출시하는 일이 아무 문제가 없어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제품들보다 가격을 높여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희연 기자 / c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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