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에 밀린 체크카드…7년 연속 발급수 ‘뚝’

시간 입력 2024-03-10 07:00:00 시간 수정 2024-03-08 1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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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드 발급수 6125만장…1년새 1만6000장↓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효과에 체크카드 발급수 ‘급증’
간편 및 후불결제 확대·20대 이하 인구 감소 영향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수가 7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간편결제 및 후불결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페이 서비스의 경우 체크카드 없이도 사용이 가능한 만큼 체크카드 발급량도 덩달아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트래블로그’ 효과를 본 하나카드의 경우 1년새 체크카드 발급량이 90만장 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체크카드 발급수 총합은 6125만4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127만장) 대비 1만6000장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체크카드 발급수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7개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량은 2016년 6788만5000장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7년 6741만9000장 △2018년 6656만4000장 △2019년 6603만6000장 △2020년 6574만9000장 △2021년 6265만4000장 △2022년 6127만장 △2023년 6125만4000장 등으로 내리막을 지속했다.

이처럼 체크카드 발급수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하나카드와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체크카드 수는 1184만4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092만7000장) 대비 91만7000장 늘어난 수준이다.

하나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가 늘어난 데는 해외여행 특화상품인 ‘트래블로그’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하나카드는 지난 2022년 7월 해외 여행에 특화된 트래블로그를 출시했다.

지난 2022년 7월 출시된 트래블로그는 18개국의 통화 환전과 환전 수수료 면제, 해외 카드 이용 수수료 면제 혜택 등 해외 여행 시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트래블로그는 출시 11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서비스 가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한 것은 물론, 100만명을 달성한 지 3개월 만인 같은 해 8월 200만명의 고지를 넘었다. 이어 지난해 11월께에는 300만명을 넘어서더니, 300만 달성 97일 만인 올 2월 서비스 가입자 수 400만명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지난 1월 말 하나은행 지역별 주요 거점 61개 점포에서 시작한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의 즉시 발급을 올 2월 22일부터 하나은행 전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하나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카드의 체크카드 이용금액 역시 증가 추세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분기별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1분기 3조9131억원 △2분기 4조1665억원 △3분기 4조3069억원 △4분기 4조3693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2022년 7월 해외여행 특화상품인 트래블로그 서비스와 체크카드를 출시해 파격적인 혜택을 선보여 소비자에게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이러한 요인이 체크카드 발급량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카드의 뒤를 이어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 역시 크게 늘었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체크카드 발급수는 48만6000장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동기(15만6000장) 대비 33만장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효과가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2월 현대카드를 통해 국내에 첫발을 뗀 애플페이는 국내 카드사 중 현대카드 상품을 발급받아야 사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현대카드는 SC제일은행 체크카드인 ‘현대카드 X CHECK’와 ‘현대카드 M CHECK’를 발급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체크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SC제일은행 계좌가 필요한 것이다. 타사 대비 발급 여건이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나, 애플페이 효과에 따라 발급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SC제일은행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SC제일은행-현대카드’ 상품들과 애플페이가 체크카드 발급수 증가에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와 하나카드를 제외한 5개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모두 줄었다. KB국민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수가 1년새 56만6000장 줄어든 1720만8000장을 기록하며 가장 큰 폭 감소했으며, 이어 △우리카드 1038만1000장(26만9000장 감소) △신한카드 2039만5000장(23만1000장 감소) △롯데카드 44만장(10만2000장 감소) △삼성카드 50만장(9만5000장 감소) 등의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발급수가 줄어든 데는 간편결제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간편결제 및 후불결제 시장이 확대되며 체크카드 발급수가 줄어들고 있다”며 “간편결제나 후불결제는 카드 없이도 이용 가능한 만큼 체크카드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체크카드의 수수료 수익 자체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나, 카드업계 차원에서도 미래고객 유치를 위해 체크카드 상품 출시를 멈출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미성년자 때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만큼 고객 니즈에 맞는 새로운 체크카드 상품을 주기적으로 출시해야 고객 락인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체크카드의 주이용계층인 20대 이하 인구의 감소 및 간편결제(페이)의 확대로 체크카드 발급량이 조금씩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만 12세부터 가능한 체크카드의 특성상 미래 고객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카드사 입장에서는 신상품을 출시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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