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맏형’ 삼성도 한경협 복귀…4대 그룹 품고 경제계 대표 위상 회복

시간 입력 2024-08-27 18:05:45 시간 수정 2024-08-27 18: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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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법위, 회비 납부 승인…“계열사 자율적 판단에 맡길 것”
회비 납부 길 열린 삼성, 현대차·SK 이어 세 번째로 합류할 듯
4대 그룹 동참 땐 재계 내 한경협 대표성 한층 강화 전망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와 SK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회비를 납부한 데 이어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의 승인으로 삼성도 회비 납부가 가능해지면서 LG를 제외한 나머지 4대 그룹의 한경협 복귀가 현실화했다. 4대 그룹의 가입이 현실화 되면서, 한경협이 국내 경제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하루 전인 26일 삼성 준법위는 삼성그룹의 한경협 회비 납부 문제와 관련해 “계열사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결정하라”며 사실상 승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이 회비를 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삼성이 한경협에 회비를 내기 위해선 준법위가 지난해 8월 발표한 ‘한경협 가입 권고안’에 따라 회비 납부 전 준법위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한경협이 정경유착 행위를 비롯해 회비나 기부금을 기존 목적 외에 부정하게 사용하면 즉시 탈퇴해야 한다는 권고 사항이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조건으로 인해 삼성의 한경협 회비 납부 여부는 준법위 손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간 준법위는 한경협이 ‘정경유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쇄신을 마무리했는지 의문스럽다며 삼성의 한경협 회비 납부를 승인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찬희 삼성 준법위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법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됐는지에 대해 위원들의 근본적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회비 납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한경협으로 변한 이유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고 한 취지였는데, 지금 상황이 인적 구성이나 물적 구성에 있어 정경유착의 고리가 끊겼는지에 대해 근본적 의문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한경협 스스로 한번 검토해봐야 할 문제다”며 “또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지, 시스템적으로 그게 가능한지를 검토한 후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 다시 논의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그동안 회비 납부와 관련해 후속 논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온 준법위는 이번에 180도 입장을 바꿨다.

준법위는 5시간에 걸쳐 한경협 회비 납부 건을 논의한 끝에 “그동안 한경협이 투명한 회비 집행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과 회원으로서 의무인 삼성 계열사의 회의 납부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밝혔다.

준법위의 결정에 따라 삼성은 조만간 이사회 보고 등을 거쳐 한경협 회비 납부 여부와 시점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한경협에 회비를 낼 경우, 4대 그룹 가운데 현대차, SK에 이어 세 번째로 한경협에 복귀하게 된다.

아울러 재계 맏형인 삼성의 한경협 합류가 기정사실화하면서 마지막 남은 LG도 조만간 회비를 납부할 것이라는 관측이 재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 안팎에는 큰 틀에서 한경협 회비 납부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시기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결국 4대 그룹 모두 회비를 납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협이 다시 4대 그룹을 품게 된다면 7년여 만에 국내 최대 경제단체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차그룹 내 한경협 회원사는 현대차, 기아,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5곳으로, 모두 유력 계열사다. SK㈜,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도 회원사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핵심 계열사 4곳이 한경협에 참여하고 있고, LG그룹에선 ㈜LG, LG전자 등 2곳이 회원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4대 그룹의 합류는 재계에서 한경협의 대표성을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여의도 FKI타워. <사진=연합뉴스>

한편 한경협은 4대 그룹 외에도 새 식구 맞이에 힘쓰고 있다. 한경협은 올 2월 이사회를 열고, 회원 가입을 신청한 20개사의 신규 회원사 가입 안건을 의결했다.

한경협의 새 회원사로 이름을 올린 20개사는 △고려제강 △동성케미컬 △동아일렉콤 △롯데벤처스 △매일유업 △삼구아이앤씨 △삼표시멘트 △아모레퍼시픽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LIG △웅진 △위메이드 △케이이씨 △KG모빌리티 △포스코홀딩스 △한국생산성본부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휠라홀딩스 등이다.

이 중 위메이드의 입회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한경협에 게임 업체가 가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한경협의 글로벌 도약 비전에 뜻을 함께하고자 가입을 결정했다”며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위메이드도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에 새 식구를 확보한 한경협은 외연을 더욱 확장하게 됐다. 한경협 회원사는 총 427개사로 늘어났다.

이뿐만 아니다. 네이버, 카카오, 하이브 등 IT, 엔터테인먼트 기업들도 한경협 가입을 오랜 기간 타진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경협 회원사 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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