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시대’…‘미국 요새’ 안으로 들어가야”

시간 입력 2024-11-26 16:31:21 시간 수정 2024-11-26 16: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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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서울 FKI타워서 미 싱크탱크 PIIE와 콘퍼런스
내년 하반기 물가 상승·기준 금리 재인상 리스크 상존
보편 관세로 한국 대미 수출 158억달러 감소 가능성↑
정부 주도 산업 정책·가치 공유국과 파트너십 강화 필요

서울 여의도 FKI타워.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한국을 둘러싼 지정학적·지경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생존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6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와 공동으로 ‘격랑의 트럼프 2기와 한국의 생존 해법’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고 이날 밝혔다.

PIIE는 국제 경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과 영향력을 가진 싱크탱크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자유 무역 질서가 흔들리는 최근 글로벌 정세 속에서 긴밀한 한·미 경제 협력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이번 콘퍼런스가 한·미 양국이 처한 현실과 공동의 이익을 직시하고,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대안들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축사에서 “한·미 민간 경제 협력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최선의 노력과 지원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기조 연설에 나선 아담 포젠 PIIE 소장은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을 2.0%로 전망하면서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포젠 소장은 “미국의 견조한 성장은 AI(인공지능) 등 기술 진보에 따른 미국 노동 생산성 개선에 기인한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과 함께 기준 금리 재인상 리스크도 존재한다”고 내다 봤다.

또 포젠 소장은 트럼프의 공약이 단순한 위협일지, 아니면 실제로 실행될지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한 이민 정책은 취임 직후 바로 실행될 것으로 전망한 반면 강경한 관세 정책은 주로 중국과 멕시코를 겨냥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국가에는 협상을 위한 도구로서 관세 정책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포젠 소장은 한국 경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며, “트럼프 2.0 시대에는 한국이 대미 직접 투자를 확대하고, 경제 협력을 강화하면서 ‘미국 요새(Fortress America)’ 안으로 들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정책 변동 평가’를 주제로 열린 세션1의 첫 번째 연사인 제프리 쇼트 PIIE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 정책은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을 것이다”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동차·반도체·방산·조선 등 양국의 이해관계가 합치되는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이 서로 윈-윈하는 산업 협력 아이템을 제안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CPTPP 가입, 아세안(ASEAN) 및 유럽연합(EU)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해 한국이 ‘규칙 기반 통상 질서(rule-based trading system)’의 유지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정부의 보편 관세 정책 실행 시, 한국의 대미 수출이 최대 158억달러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우리가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어 미국의 공급망 대체가 어려운 방산, 조선, 원자력 등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개별 산업별 맞춤형 공급망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트럼프 2기 이후의 세계 질서 변동’을 주제로 열린 세션2의 첫 번째 연사인 컬렌 헨드릭스 PIIE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의 외교 안보 정책은 한국에게 ‘위기이자 기회’라고 밝혔다. 주한 미군 등 방위비에 대한 비용 분담 압박은 위협 요인이지만, NATO와 중동 지역에서의 무기 수요 증가는 한국 방산 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틴 초르젬파 PIIE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및 기술 규제가 반도체를 비롯한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 봤다.

연원호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제안보실장은 미·중 전략 경제의 심화로 전 세계가 신뢰와 가치 중심의 블록 경제 시대로 재편될 것이라 진단했다.

연 실장은 “중국과의 탈동조화(de-coupling)를 추진하는 미국이나 위험 제거를 추진하는 EU와 달리,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 옵션은 그리 많지 않다”며 “한국의 경제 안보 전략으로 정부 주도의 강력한 산업 정책과 가치 공유국과의 파트너십 강화라는 두 축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경연 원장은 “앞으로 PIIE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글로벌 싱크탱크와 교류·협력을 확대하겠다”며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 한경협이 글로벌 싱크탱크로서 한국 경제계가 나아갈 방향과 통찰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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