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딱고개’ 넘는 K-화학, 버티기 돌입…2분기 적자축소·흑자전환 ‘희망 살리기’

시간 입력 2025-07-04 10:07:57 시간 수정 2025-07-04 10: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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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 개선에도 석유화학 사업은 적자 지속
중국·중동 공급과잉 지속…석화 불황 장기화 우려
업계 자발적 구조조정·설비 통합 넘어설 벽 높아
국회 중심 ‘정책·입법’ 지원 논의 본격화 기대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 4사가 2분기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조적 불황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업체와 중동 정유 업체 등을 중심으로 범용 화학 제품에 대한 자급률이 확대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학 업체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3년 내 절반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석유화학 업계에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4사는 적자를 축소하거나 흑자로 돌아선 모습이다. 다만 석유화학 사업의 적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석유화학 4사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더하면 39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개선됐다.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303억원, 금호석유화학은 836억원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한화솔루션도 영업이익이 1158억원으로 전년도 적자구조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롯데케미칼은 영업손실 1358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회사 전반적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석유화학 사업에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G화학의 석유화학 사업 부문은 지난해 3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2분기도 적자 폭을 줄였지만 흑자 전환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사업 부문도 마찬가지다. 지난 1분기 적자 폭이 가장 컸는데, 한화솔루션 케미칼 사업 부문의 1분기 영업손실이 912억원에 달했다. 주요 제품의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판매가격이 하락했고, 대규모 정기보수가 겹쳐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여천NCC 에틸렌 공장 전경. <사진=여천NCC>

석유화학 업계의 극심한 불황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업체와 중동 정유 업체 중심으로 지난 3년간 에틸렌 생산설비를 2500만톤 늘렸다. 이는 한국 전체 생산규모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국가가 추가 증설도 추진 중이라는 점이다. 오는 2027년까지 1500만톤 수준의 에틸렌 신규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다. 결국 공급과잉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전반에서 자발적인 구조조정과 설비 통합을 추진 중이지만, 이해관계가 맞물려 절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화학업계 구조개편 논의과정에서 벌써부터 경쟁법상 공동행위 위반 리스크나 기업결합 심사 시 경쟁 제한성으로 인한 제재 리스크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인수합병,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 석유화학 업황부진으로 신규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는데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설비 통합을 하더라도 고용 조정이 불가피한데, 지역 경제 침체와 노조 이슈 등도 불거지고 있다.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재편을 주제로 한 제1회 국회미래산업포럼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미래연구원>

국회에서도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위기를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서 열린 미래산업포럼은 첫 번째 주제로 석유화학 산업을 택했다.

미래산업포럼은 우리나라 경제의 재도약을 모색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국회를 중심으로 정부, 연구기관과 삼성·SK·LG·현대차 등 주요 기업이 참여했다. 김기식 국회 미래연구원장은 첫 포럼으로 석유화학을 선택한 것은 5대 국가 기간산업 중 하나인 석유화학 산업이 공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포럼에서 여야 의원들은 산업 생태계 전반을 지탱하는 전략적 기반인 석유화학 산업에 대한 구조 재편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을 위해 정책적·입법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동의했다.

김 원장은 “산업의 구조적 위기를 체감하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도 설비 효율이 낮은 NCC를 통합・감산하려는 자발적 움직임이 있으나 기업 간 이해 차이와 정부 지원 공백으로 속도가 더디게 진행됐다”며 “정부와 산업계, 관련 전문가 모두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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