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ower of Data

풍산, 내부 거래 비중 27.1%…30대 중견 그룹 중 8위
계열사 7곳 중 오너가 지분 높은 4곳, 내부 거래 ‘집중’
‘류진 친인척’ 류정 대표의 서창, 내부 거래 비중 92.6%
CEO스코어, 30대 중견 그룹 내부 거래 현황 조사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수장인 류진 회장의 풍산그룹이 계열사간 ‘내부 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그룹내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60%에 육박했다.

1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5조원 미만 중견 그룹 상위 30곳의 내부 거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풍산그룹 7개 계열사의 매출 총액 3조9533억원 중 27.1%(1조706억원)가 내부 거래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0대 중견 그룹 전체의 내부 거래 비중 18.3% 대비 8.8%p나 높은 수치다. 중견 그룹 30곳에 소속된 348개 계열사의 매출 총액 82조2933억원 중 내부 거래액은 15조220억원에 달했다.

풍산그룹 내에서 내부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계열사는 서창이었다. 금속 제조 및 가공 전문 업체인 서창은 매출 124억원 중 92.6%(115억원)를 내부 거래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풍산홀딩스의 내부 거래 비중은 64.1%로 두 번째로 높았고, 풍산특수금속이 53.5%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풍산에프앤에스 26.7% △풍산 24.3% △풍산화동양행 11.9% △풍산디에이케이 7.5% 등이었다.

특히 풍산그룹 계열사중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계열사의 내부 거래 비중이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공정거래법이 정한 ‘사익 편취 규제’ 기준을 참고해, 총수 일가(동일인 및 그 친족)가 20% 이상 지분을 소유한 국내 계열사와 그 계열사가 지분 50%를 초과 소유한 자회사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으로 정의해 내부 거래 실태를 살펴봤다.

그 결과, 풍산그룹 내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의 내부 거래 비중은 무려 58.2%에 달했다. 이는 30대 중견 그룹 계열사 중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 22.3%에 비해 2.6배나 높은 수치다.

풍산그룹 계열사 7곳 중 4곳은 총수 일가의 지분이나 영향력이 높은 기업이었다. 그룹 지주사인 풍산홀딩스와 풍산특수금속, 풍산화동양행, 서창 등이다. 이들 계열사의 매출 총액 3487억원 중 2029억원이 내부 거래로 발생했다.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이들 4개사 가운데 내부 거래 비중이 90%를 넘는 기업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바로 내부거래 비율이 92.6%를 기록한 서창이다.

서창의 최대 주주는 80.0%의 지분을 보유한 류정 대표이사다. 그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친인척인 고(故) 류영우 전 풍산그룹 부회장의 아들이다.

지난해 서창은 풍산 78억원, 풍산홀딩스 37억원 등 내부 거래를 통해 매출의 90% 이상을 벌어 들였다. 풍산 오너 일가라는 이유로 ‘일감 몰아주기’의 수혜를 본 것으로 보인다.

그룹 지주사인 풍산홀딩스 역시 내부 거래 비중이 64.1%나 됐다. 풍산홀딩스는 지난해 1000억원에 육박하는 내부 거래를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

풍산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37.61%의 지분을 소유한 류진 회장이다. 또 부인인 노혜경(헬렌 노) 5.41%, 딸 류성왜 3.25%, 아들 류성곤(로이스 류) 2.43% 등 류 회장 일가가 지분을 갖고 있다.

또한 풍산특수금속과 풍산화동양행은 풍산홀딩스가 각각 95%,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종속 회사다. 이들 2곳은 지난해 내부 거래로 각각 900억원, 14억원을 벌어 들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