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지배구조 개편 좌초…3세 승계 ‘안갯속’

시간 입력 2025-08-25 07:00:00 시간 수정 2025-09-11 10: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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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지주회사 전환 계획 두 달만에 철회
‘공정위 조사·실적 부담’ 등 악재도 잇따라
70세 김호연 빙그레 회장…3세 승계 시급

김호연 빙그레 회장(왼쪽)과 김광수 빙그레 대표이사 <사진제공=각사>
김호연 빙그레 회장(왼쪽)과 김광수 빙그레 대표이사 <사진제공=각사>

빙그레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안개 속으로 빠졌다. 지난해 말 추진했던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두 달 만에 전격 철회되면서, 김호연 회장(70)의 3세 승계 로드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해 11월 빙그레를 존속회사인 ‘빙그레’와 신설회사인 ‘빙그레홀딩스’로 나누는 인적분할을 추진했다가 올해 1월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회사 측은 “명확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내외부 악재가 겹칠 것으로 예상되자 사전에 계획을 무산시켰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지주사 전환 계획이 좌초된 배경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이다.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해 지배주주와 비지배주주 간 이해상충 상황에서 이사 책임을 강화토록 하고 있다. 

김 회장 일가처럼 3세가 직접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적분할·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 지배주주 이익만 커지고 일반 주주 권익은 훼손될 수 있어 규제를 받게 되는 구조다. 

김 회장은 빙그레 지분 36.8%를 보유하고 있으나, 장남 김동환 사장을 비롯한 3세들은 빙그레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개정 상법이 빙그레의 승계 작업을 어렵게 만든 셈이다.

다만 3세가 각각 33.3%씩 보유한 물류 자회사 ‘제때’는 빙그레 지분 2%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승계 작업은 제때를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제때는 최근 외형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704억원으로 2023년 대비 42% 증가했다.

여기에 빙그레가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의 동시 조사를 받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빙그레가 40년간 거래한 협력업체 동산산업과 계약을 끊고 제때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부당 개입했다는 혐의를 조사 중이다. 올해 6월에는 국세청이 빙그레를 상대로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경영 여건도 부담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0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181억원으로 1.4% 증가했다. 재고자산 회전율도 2021년 13.0회에서 올해 7.6회로 하락세다. 

여기에 미국의 한국산 제품 25% 관세 부과 계획도 변수다. 빙그레는 미국 시장에서 약 500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어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빙그레는 올해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찍었다. 6월 정통 ‘빙그레맨’ 김광수 제때 대표를 빙그레 신임 대표이사 겸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2015년부터 제때를 이끌며 매출을 860억원에서 5704억원으로 6배 성장시킨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70세를 맞은 김 회장의 연령을 고려할 때 승계 작업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빙그레 측은 “김 대표는 조직의 성장동력인 인재 육성과 영업 성과 창출이라는 두 축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영 전문가”라며 “제때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비즈니스 체질 개선과 신사업 발굴을 통해 탁월한 경영 성과를 이룩했으며, 향후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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