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자사주 판 조원태 회장…의결권 살려 호반그룹 견제

시간 입력 2025-08-28 07:00:00 시간 수정 2025-09-11 1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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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한진칼 사내근로복지기금 간 주식 출연
한진칼 지분율 올라…호반그룹 지분 매입에 반격
경영권 방어력↑…LS그룹과 MOU 등 협력키도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자사주를 출연했다. 이로 인해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이 증가, 한진칼 지분을 늘리던 호반그룹과의 격차가 더 커졌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막을 방패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칼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 44만44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했다”고 공시했다.

한진칼은 지난 5월 열린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44만44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기로 결의했다. 이어 지난 14일 자기주식 처분을 완료하면서 한진칼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전체 발행주식의 0.66%를 확보하게 됐다. 1주당 처분가액은 11만9900원, 처분가액 총액은 527억6127만5600원이다. 1주당 처분가액은 처분 하루 전 한진칼의 종가다.

한진칼이 이번 결정을 내린 배경은 통상 회사가 장내 매수나 배당 등으로 확보한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없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 발생 시 경영권 방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한진그룹은 자기주식을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무상 출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상법상 회사는 보유 주식을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해 복지기금에 출연할 수 있다. 아울러 독립된 법인인 복지기금이 출연받은 주식은 온전한 의결권이 있는 주식으로 탈바꿈한다.

한진칼이 주식을 사내복지기금에 증여하면 기금이 소유한 주식으로 전환되며 의결권이 생긴다. 이에 따라 조원태 회장 측 지분은 20.02%에서 20.68%로 증가한다. 우호 지분으로 여겨지는 델타항공 14.90% 지분과 산업은행 10.58% 지분을 합치면 총 46.16%가 된다. 호반그룹 측 지분은 18.46%로, 양측 격차는 27.7%포인트로 벌어진다.

한진칼 관계자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지주사로서 전략적 역할 수행과 아시아나항공 편입에 따른 임직원 만족도 향상을 위해 설립됐다”면서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영의 안정성과 독립성, 한진칼 재무구조 개선 등을 고려해 기본 재산으로 자기주식을 출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진칼과 한진칼 사내근로복지기금 간 주식 출연은 조원태 회장 측의 한진칼 지분율을 바짝 추격해 온 호반그룹에 대한 맞불 카드로 풀이된다.

호반그룹은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호반건설을 비롯한 계열사들을 앞세워 지난 5월 한진칼 지분을 기존 17.44%에서 18.46%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호반그룹은 한진칼 주식 매입과 관련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이를 경영권 쟁탈을 위한 행보로 분석했다. 한진칼 자사주 출연 이전에는 조원태 회장 측과 호반그룹 측의 지분 격차가 1.56%포인트에 불과해 호반건설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한진그룹은 자사주 출연에 앞서 LS그룹과 손잡고 경영권 방어망을 넓혔다. 지난 4월 동반 성장과 주주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사업 협력·협업 강화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 그룹은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적용한 항공우주산업 기술 고도화, 도심항공교통(UAM) 운영 시스템 인프라·충전 인프라 구축, 전기차 충전소 확대 등 넓은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5월에는 LS그룹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650억원 규모의 LS 보통주 38만7365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대한항공이 이를 인수했으며, 5년 내 LS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대한항공에 교환사채를 행사하고 LS그룹이 해당 주식만큼 자사주를 매각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면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한진그룹과 LS그룹 모두 호반그룹의 지분 매입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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