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첫 ESS 수주 성공…최대 2조원 규모
오는 11월 ‘SK온-SK엔무브’ 합병 시너지 발판
통합 법인 흑자 힘입어 SK온‘ 본원 경쟁력’ 강화

블루오벌SK 켄터키주 공장 전경. <사진=블루오벌SK>
SK온이 계열사간 합병을 통해 실적개선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후발주자라는 평가를 받아온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큰 전기를 마련했다. SK온은 주력인 배터리 사업부문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끌어올려, 하반기 분기 흑자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SK온은 미국 콜로라도주에 본사를 둔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Flatiron Energy Development, 이하 플랫아이언)’과 1기가와트시(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수출계약은 SK온 출범 이후 첫 ESS 프로젝트 수주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앞서 지난해 12월 ESS 사업실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격상해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주 활동을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온은 내년부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된 컨테이너형 ESS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SK온의 컨테이너형 ESS 제품은 공간 효율성이 높은 파우치 배터리를 적재해 고전압 모듈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 맞춤형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차별화에도 나선다. 일반적으로 ESS 제품은 일정 전압 확보를 위해 랙(Rack) 단위 설계가 필요하다. 이 부분에 차별점을 둔 SK온은 랙보다 더 작은 단위인 모듈 기반 설계로 용량을 유연하게 구성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ESS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열 확산 방지 설루션도 도입했다. SK온은 자체 기술인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반 배터리 진단 시스템 등을 적용해 높은 수준의 안전성도 갖췄다. EIS는 배터리에 작은 전기 신호를 보내고 배터리 내부 저항과 반응 특성을 파악해 배터리 상태를 진단하는 기술이다.
SK온은 이번 미국 ESS 수주를 계기로, 향후 해외 ESS 사업에서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SK온은 플랫아이언으로부터 오는 2030년까지 매사추세츠주를 포함한 미국에서 추진하는 6.2GWh 규모의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 협상권(Right of First Offer)’도 확보했다.
양사는 협의에 따라 오는 2026년부터 4년간 최대 7.2GWh 규모의 ESS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모든 물량을 SK온이 공급한다면 SK온의 ESS 수주잔고는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진 SK온 ESS사업실장은 “이번 계약은 SK온이 배터리 케미스트리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첨단 배터리 기술과 현지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추가 고객사를 확보해 북미 ESS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석희 SK온 사장이 지난 7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2025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에서 SK온 성장 스토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온이 주 사업인 배터리 부문에서 큰 성과를 내면서 SK엔무브와의 합병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30일 SK온과 SK엔무브 간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초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과의 합병을 마무리한 SK온은 오는 11월 SK엔무브를 흡수 합병한다. 앞선 합병처럼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SK온은 SK엔무브와의 합병으로 자본 1조7000억원, EBITDA 8000억원의 즉각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특히 SK엔무브의 기유 및 윤활유, 액침냉각, EV(전기차) 공조용 냉매 등 핵심 사업영역에서 양사의 동일한 고객군 활용과 제품 교차 판매를 통한 수익증대를 노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K온은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배터리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내년 하반기부터 ESS 전용 LFP 배터리 양산에 돌입한다. 이를 위해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현지 생산 체계를 빠르게 구축해 고객 수요에 적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말 예정된 국내 배터리 ESS 장주기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해 LFP 국내 생산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ESS용 LFP 배터리 생산으로 제품 라인업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해 일시적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SK온이 최근 잇따른 성과를 기반으로, 하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할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앞서 지난 2분기에는 트레이딩인터내셔널, 엔텀을 포함한 통합 법인 기준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SK온 자체적으로는 영업손실 664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SK온의 하반기 흑자 전환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상반기 미국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의 가동률 상승에 따라 AMPC가 크게 늘었다. 지난 1분기 AMPC는 1708억원에서 2분기 2734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전분기 대비 60% 증가한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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