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와 끈끈한 파트너십 경쟁력으로 주목
LG엔솔, 폼팩터 다각화·AI로 개발속도 단축
삼성SDI, 8억 셀 레퍼런스 기반 제품 고도화

신영준 가천대학교 석좌교수가 ‘한국 이차전지 현재 및 나아갈 길’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전기차 수요 성장 둔화, 중국 LFP 배터리 확산, 미국 정책 변화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차세대 기술 개발과 더불어 고객사의 수요를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동화하라는 거대한 흐름에서 함께 성장할 파트너 회사들과 협력 관계를 공고히 다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대표 K-배터리 기업은 폼팩터 기술력을 앞세워 고객 니즈를 충족해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
17일 서울 강남구 엘타워에서 열린 ‘코리아 어드밴스드 배터리 컨퍼런스 2025’에서 신영준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는 기조발표를 통해 “한국 배터리 기업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완성차 OEM 등 주요 고객사와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며 “우리 기업은 다수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기에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 석좌교수는 전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경영자(CTO) 부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전기차 시장은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여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탑재량을 살펴봤을 때, 지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47.5%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도 51.0% 증가했다.
그러나 한국 배터리 기업의 성장세는 중국 배터리 기업에 비해 더딘 모습이다.
신 석좌교수는 “중국 업체가 세계 시장이 저가 모델을 원할 때, LFP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배터리 기업이 시장의 저가 모델 수요에 대응한 것처럼 한국 배터리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사와의 신뢰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 석좌교수는 “한국 배터리 기업은 우수한 성능과 역내 생산능력 외에도 주요 고객사와 우수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에너지 밀도, 가격, 안전성 등 고객사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대응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병천 LG에너지솔루션 양극재 부문담당이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배터리 리더십’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고객 니즈를 대비해 폼팩터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폼팩터는 배터리 외형으로 크게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 등으로 나뉜다. 배터리가 어떤 폼팩터를 채택하느냐에 따라 에너지 밀도, 안정성, 생산 효율성 등이 달라져 전기차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 등 3대 폼팩터 생산 역량과 다양한 케미스트리 제품군을 기반으로 고객사의 요청에 맞춰 제품 생산에 나설 방침이다.
박병천 LG에너지솔루션 양극재 부문담당은 “특정한 물성에 맞춰 폼팩터와 케미스트리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서 고객사의 요청이 들어왔을 때, 자유자재로 조합해서 제품을 만드는 기술을 지향점으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개발 단계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재 설계 단계부터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극과 셀을 만들고 분석하는 일련의 행위를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박 부문담당은 “자동화된 연구개발 사이클(AUTOMATED R&D CYCLE)을 통해 지금보다 개발 속도를 5~10배 빨라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김종찬 삼성SDI 상품기획 그룹장이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의 핵심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삼성SDI는 주력 폼팩터인 각형 경쟁력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008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첫 폼팩터로 각형을 채택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총 31개 모델을 만들었고 누적 생산 셀만 8억4000만 셀에 달한다.
김종찬 삼성SDI 상품기획 그룹장은 “오랜 업력만큼 풍부한 공급 레퍼런스를 갖추고 있다”며 “신뢰성이 중요한 자동차 산업에서 각형 제품 공급 레퍼런스는 삼성SDI의 독보적인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에는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이 접목돼 있다.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는 벤트(vent), 퓨즈(fuse) 등 안전성 강화를 위한 설계 기술과 셀 공간 사이에 신규 단열 소재를 적용해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또 인접 배터리 셀 간 열전파를 방지하는 No TP 기술을 개발해 제품 설계에 반영했다. NO TP 기술은 삼성SDI만의 독자적인 열전파 성능 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최적의 구조 설계가 가능하다. 해당 기술은 배터리 셀 뿐만 아니라 모듈, 팩 제품에서도 활용돼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김 그룹장은 “제품 검증 단계에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X-ray, CT 등을 거쳐 불량품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며 “오랜 각형 배터리 제조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조립 공정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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