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규제 재도약 기회 될까”…하반기 화학산업 전망 진단

시간 입력 2025-09-23 09:17:38 시간 수정 2025-09-23 09: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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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산업협회, ‘2025 화학산업 전망 세미나’ 개최
미국 정권 교체·글로벌 설비 감축 등 시장 반등 기대감
친환경 소재 개발 기업에게 국제 플라스틱 규제 기회로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원이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진행한 ‘2025 하반기 화학산업 전망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박대한 기자>

우리나라 화학산업이 플라스틱 규제를 활용해 재도약할지 관심이 쏠린다. 고부가·친환경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는 국내 화학 기업 입장에서 새로운 시장이 될 전망이다.

한국화학산업협회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KFI타워에서 ‘2025 하반기 화학산업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협회는 회원사 실무자의 업무역량 제고를 위해 연 2회 화학산업 최신 동향을 공유하기 위한 세미나를 열고 있다. 지난 2017년 개최한 화학산업 전망 세미나는 올해로 9년차를 맞이한다.

이날 세미나에서 ‘트럼프 시대의 에너지 산업과 석유화학 환경의 변화’에 대해서 발표한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우리나라 화학산업의 부진을 두고 수요, 공급, 원가와 함께 상대적 경쟁력 열위를 원인으로 지적했다.

윤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화학산업은 지난 3~4년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내 상대적으로 경쟁력 열위에 있었다”며 “90%를 웃돌던 NCC(나프타분해시설)의 가동률이 떨어진 것도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NCC를 보유한 롯데케미칼과 대한유화를 살펴봤을 때, 지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 가동률은 90%에서 92%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평균 가동률은 80%에서 82%로 약 10%포인트(P)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바이든 정부에서 트럼프 정부로 정권이 넘어온 만큼 NCC 가동률이 점차 개선되면서 하반기 시장 개선을 전망하기도 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확대 기조가 국내 NCC 가동률 상향의 배경이 될 수 있다”며 “가동률만 올라도 국내 화학 기업들은 고정비를 절감해 대규모 적자 폭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 중국 등에서 에틸렌 설비 축소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시장 개선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유럽은 지난 2024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폐쇄 혹은 매각 예정인 에틸렌 설비만 약 500만톤 규모로 글로벌 시장점유율(M/S)의 2%를 차지하는 규모다.

중국도 노후화 에틸렌 설비에 대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기존 노후 설비 기준을 30년에서 20년 이상 설비로 변경하면서 노후 설비에 포함된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났다. 중국의 노후 설비 구조조정 계획에 따르면 20년 이상된 에틸렌 설비 중 △80만톤 이상 △에너지소비 강도 △탄소강도 등 세 가지 정량 기준 중 하나라도 미달하면 폐기권고나 개보수 대상에 포함된다.

최재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선임연구원이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진행한 ‘2025 하반기 화학산업 전망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박대한 기자>

고부가·친환경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는 우리나라 화학 기업 입장에서 국제 플라스틱 규제는 새로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재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선임연구원은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INC 5.2차 회의 결과 및 논의 동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유엔환경총회(UNEA)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만들기 위한 결의안을 마련했다”며 “해당 결의안은 195개국이 생산, 디자인, 폐기 등에 이르는 전구치에 있어 플라스틱 오염 국제 협약에 동의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결의안을 기반으로 전세계 정부를 대상으로 국제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를 추진 중이다. 다만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가들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친환경 규제에 반대하는 트럼프 정부의 미국이 합세하면서 협상문이 최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물 발생량 증가에 따른 생태계 교란, 유해 화학물질, 생체축적 등을 줄이려는 방향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년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물 발생량은 약 2배 증가했다. 플라스틱 생산은 지난 2000년 2억3000만톤에서 2019년 3억5000만톤으로 늘었다.

플라스틱 생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중 재활용은 9%에 그쳤다. 나머지 폐플라스틱은 매립되거나 비환경적 처리 및 소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규제가 법제화되고 있는 만큼,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 선임연구원은 “유럽은 에코디자인 규제처럼 환경 규제를 이미 도입하고 있다”며 “선진국에 국한돼 있는 친환경 소재 수요는 플라스틱 오염의 국제 규범화에 따라 점차 증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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