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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펄스 흡수합병 결의…연내 마무리 추진
기존 자산 포함해 총 4500억원 재원 확보
유리기판 등 고부가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위치한 앱솔릭스를 찾아 유리기판 양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SK수펙스추구협의회>

SKC가 SK엔펄스를 흡수합병, 총 4500억원에 달하는 투자재원을 확보하게 됐다. 그동안 주요 사업부진으로 위기를 맞고 있던 SKC 입장에서 유리기판 등 미래 신사업 투자를 확보하고, 재무건전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SKC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SK엔펄스 합병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SKC는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반도체 소재 사업 투자사인 SK엔펄스를 흡수합병키로 했다. 남은 절차를 마무리해 연내 합병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C는 SK엔펄스의 지분 99%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이번 흡수합병으로 SKC는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SK엔펄스가 보유한 자산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SKC는그동안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전략에 따라 SK엔펄스 사업을 정리해왔다. 지난해 파인세라믹 사업부분 양도를 시작으로 SKC-ENF일렉트로닉머티리얼즈와 SKC솔믹스 홍콩 지분을 매각했다. 올해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연마하는 CMP 패드 패드 사업을 양도했고, 후공정 장비사업부문은 신설법인 아이세미로 분리해 ISC에 이관했다.

이 과정에서 SK엔펄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 2분기 37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94억원 대비 88.9% 증가했다.

SKC는 이번 SK엔펄스 흡수합병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C는 최근 SK넥실리스, ISC, 앱솔릭스, SK리비오 등에 투자하고 있지만 투자사들이 부진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지난 1분기 SKC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5억7900만원에 불과했다. SKC는 지난 2분기에는 현금성 자산을 682억9100만원까지 끌어올렸지만 이차전지 소재, 반도체 소재, 친환경 소재 등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추가 투자재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번 SK엔펄스 흡수합병으로 확보한 재원을 이들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SKC는 큰 수익성을 거둘 것으로 평가받는 반도체 소재 사업에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SKC는 앞서 지난 2023년부터 중장기 포트폴리오 변경 전략에 따라, 반도체 소재 사업을 ISC의 테스트 소켓·장비 사업과 솔릭스의 유리기판 사업으로 재편한 바 있다. SKC의 반도체 소재 사업은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1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사업으로 낙정한 SKC의 유리기판 사업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SKC의 유리기판 사업을 맡고 있는 앱솔릭스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앱솔릭스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AMD에 공급할 유리기판 양산을 추진중이다.

또한 SKC는 유리기판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해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에 코빙턴 유리기판 제1공장 준공을 마쳤다. 이와 함께, 미국 상무부로부터 반도체과학법(CHIPS Act)에 따른 보조금 7500만 달러와 연구개발(R&D) 보조금 1억 달러를 지원받기도 했다.

SKC 관계자는 “SK엔펄스의 비핵심 사업 매각과 합병은 반도체 부가가치가 높은 특성을 지닌 고부가 후공정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완성하는 계기이자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조치”라며 “확보된 자금을 활용해 후공정 분야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