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회복에 유가증권시장 진입 세 번째 도전
실적·외형 동반 성장…IPO 명분 확보
상장 통해 SME·AI·포용금융으로 확장

두 차례 상장 철회를 반복했던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승세와 실적 개선세를 바탕으로 또다시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재무적투자자(FI)와 약속했던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 시한이 임박하며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만큼, 투자 매력을 높여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으로, 예심 통과 시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한다.
케이뱅크의 IPO 추진은 이미 두 차례 무산된 전례가 있다. 2022년과 2023년 두 번 모두 증시 침체로 적정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철회했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돌파하고, IT·AI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다시금 IPO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2016년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했다. 이듬해 4월 영업을 개시했으나, KT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자본 확충이 막히면서 한때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이후 2020년 자본 확충을 계기로 외형 성장의 전환점을 마련했고, 이후 비대면 대출상품과 플랫폼 경쟁력 확대를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케이뱅크는 2021년 첫 연간 흑자(225억원)를 기록한 이후 매년 순이익을 늘려왔다. 2024년에는 역대 최대인 1281억원을 거뒀으며, 올 상반기 순이익도 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2분기 순이익은 682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실적 측면에서 상장 추진의 명분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외형 성장세도 가파르다. 고객 수는 지난달 1500만명을 돌파했고, 3분기 말 기준 수신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한 30조4000억원, 여신 잔액은 10.3% 늘어난 17조9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들어 후순위·상호금융 대환대출 등 신상품을 선보이며 비대면 금융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번 IPO는 단순한 자본 확충을 넘어 ‘성장 전략 전환점’의 성격을 가진다. 케이뱅크는 상장을 통해 중소기업(SME) 금융 진출과 포용금융 확대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개인·가계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비대면 기반의 개인사업자 대출과 중소기업 여신 중심의 생산적 금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상장 이후에는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통한 디지털 전환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AI Powered Bank’를 선언하고 프라이빗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내부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대고객 서비스 강화, 리스크 관리 고도화, 서비스 맞춤화 등을 추진 중이며, 지난해 대비 약 3배 규모의 AI·클라우드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사옥 전경. <사진=케이뱅크>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이번 도전을 ‘마지막 타이밍’으로 본다. 케이뱅크가 재무적투자자(FI)와 약속한 상장 시한은 내년 7월까지다.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FI는 대주주인 BC카드의 보유 지분까지 강제로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 구조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상장 매력도 측면에서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인터넷은행 1호라는 상징성과 꾸준한 실적 개선이 강점이지만, 이미 증시에 입성한 카카오뱅크와 비교하면 사업 규모와 수익 체력에서 격차가 존재한다.
카카오뱅크가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활금융 서비스를 확장한 것과 달리, 케이뱅크는 자체 플랫폼 경쟁력 강화가 관건이다.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게 산정될 경우 공모 흥행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케이뱅크의 상장은 인터넷은행 업계의 성장 가능성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금융 서비스와 AI 융합이 금융업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비대면·AI·디지털자산을 축으로 한 ‘신금융 생태계’ 전환을 상징하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상장을 토대로 영업 기반을 강화해 생산적 금융 확대, AI 전환, 디지털자산 리더십 강화, 포용금융 실천 등에 힘쓸 계획”이라며 “철저한 준비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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