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기조에 발 맞추는 카드업계…중금리대출 1분기 만에 2517억↑

시간 입력 2025-11-12 17:44:43 시간 수정 2025-11-12 17: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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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중금리대출 취급액 2조 돌파…올해 지속 증가
7개 카드사 2분기 연체율 1.85%…건전성 관리가 관건

카드업계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1개 분기 만에 2500억원 가량 증가했다. 현재 당국의 방향 자체가 저금리로 유동성을 공급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정부가 권장하는 ‘중금리 대출 확대 정책’에 맞춘 전용 상품 보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건전성 관리다. 카드사에서 취급하는 중금리 대출은 보통 고금리 카드론(현금서비스)과 저금리 은행권 대출 사이에 위치하는 금리대 대출상품을 의미한다. 신용 하위 50%인 차주를 대상으로 공급하는 대출 상품인 만큼 수익성은 낮은 반면 위험 부담은 크다. 이미 연체율이 1.85% 수준까지 치솟은 카드업계 차원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3분기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총 2조14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1조8965억원)보다 13.27% 증가한 수준으로, 1분기 만에 2517억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KB국민카드를 제외한 대부분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1분기 사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현대카드와 우리카드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1분기 사이 35% 가량 늘어나며 그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먼저 현대카드의 올해 3분기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378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분기(2789억원)보다 35.82% 증가한 것으로, 1분기 만에 999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34.81% 증가한 1429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신한카드 5068억원(직전 분기 대비 24.40% 증가) △하나카드 659억원(5.61% 증가) △삼성카드 5647억원(2.26% 증가) △롯데카드 1617억원(0.50% 증가) 등 전반적으로 1분기 사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카드업계의 중금리대출 취급이 대체적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금리대출의 경우 카드론보다는 낮은 금리로 제공되는 상품이다 보니 고객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하반기 중금리대출의 금리 상한이 낮춰진 점도 수요 증대를 이끌었다. 올해 하반기 카드사의 민간중금리 대출 금리 상한을 12.33%로 조정했다. 상반기 12.39%에서 0.06%p(포인트) 낮춘 것이다. 이처럼 금리 부담이 줄면서 중·저신용자들의 수요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정부가 서민에게 저금리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기조를 펼치고 있는 만큼, 이에 화답한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앞서 지난 9월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저신용 서민 대출 최저금리가 15%가 넘는 것을 두고 금리가 너무 높은 점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고신용자엔 낮은 이자로 고액을 장기로 빌려주지만, 저신용자에는 고리로 소액을 단기로 빌려줘 (서민만) 죽을 지경일 것”이라며 “가장 잔인한 영역이 금융 영역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어떻게 서민 금융이란 이름을 붙이느냐”라며 “경제 성장률 1% 시대에 성장률의 10배인 15%가 넘는 이자를 주고 서민이 살 수 있느냐”고 부연하기도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당국의 방향 자체가 저금리로 유동성을 공급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카드사들 차원에서도 당국의 기조에 맞춰 중금리대출 취급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건전성이다. 중금리대출은 금융회사가 신용 하위 50%인 차주에게 일정 수준 이하의 금리로 공급하는 신용대출이다.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사이 중간 정도의 신용을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수익성은 낮은 반면, 건전성 리스크가 커 연체율이 높아진 카드사에게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올 2분기 말 기준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의 대환대출을 포함한 1개월 이상 연체채권비율(실질 연체율)은 평균 1.8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75%)보다 0.10%p(포인트) 악화된 수준이다.

전문가들 역시 카드업계의 건전성 지표가 지속 악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이미 차주의 상환여력이 약화된 가운데, 경기 둔화에 따라 향후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카드사의 건전성 지표 회복세는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경기 둔화와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로 인해 차주의 상환여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카드업계의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라며 “연체율 등 건전성지표가 근래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연체 전이율 추이 및 최근 경기 현황 등을 감안했을 때 자산건전성이 단기간 내 회복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카드업계의 중금리대출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도 카드업계의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만큼 연체율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적정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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