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지용 신용카드학회장 “생산적금융 전환 위해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확대해야”

시간 입력 2025-11-21 17:14:23 시간 수정 2025-11-21 17: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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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절감 통해 수익성 보전하는 카드업계, 정부 ‘생산적 금융’ 기조에 부담↑
여전채 금리 상승 요인만 남은 시장…서 교수 “조달방안 다각화 노력 필요”
선진국比 레버리지 제한적…자본규제 완화로 생산적 금융 전환 가능해질 것

22일 서울 중구 소재의 은행회관에서 열린 ‘KOCAS 컨퍼런스 2025’에서 한국신용카드학회 학회장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이지원 기자>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경우 조달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은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의 수익성마저 쪼그라든 만큼 카드업계는 비용 절감에 방점을 찍고 경영 전략을 다시 짜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카드업계가 비용 절감에 뼈 깎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방향이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카드사 차원에서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산 운용 효율화를 통해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도 카드업계의 자본규제를 일부 완화하며 카드사의 벤처 투자에 날개를 달아줄 필요가 있다고도 내다봤다.

22일 서울 중구 소재의 은행회관에서 한국신용카드학회 주체로 열린 ‘KOCAS 컨퍼런스 2025’에서 한국신용카드학회 학회장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에 국한돼 있는 카드업계의 조달방안을 보다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지난 2021년 이후 여전채 발행 의존도가 높아지며, 현재 여전채 발행 비중은 72% 정도 수준에 달한다. 기존에는 단기 차입금 위주의 발행을 많이 진행했으나, 2021년 당시 금리가 낮아지며 장기 발행 비중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채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상단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내리며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나섰고 그해 11월과 올해 2월, 5월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연 3.75%였던 기준금리는 5월 2.50%로, 총 1.25%포인트 낮아진 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채 금리는 최근 3%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20일 기준 여전채 금리(3년물, AA+ 기준)는 3.331%로, 한국의 기준금리와 1%p(포인트) 가량의 격차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 11월 진행될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떨어진 데 반해 여전채 수요 부족 등으로 인해 여전채 금리는 지속 상승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상승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불안정한 여전채 시장에 따라 조달비용이 높아지며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고,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에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조79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1216억원)보다 15.27% 감소한 수준이다.

이처럼 카드사의 실적 부진은 카드사의 신용등급 인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조달비용이 줄어들기에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용등급의 악화는 수익성을 내는 데 굉장한 발목을 잡으며, 결과적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해야 하는 만큼 건전성 악화로 돌아오게 돼 악순환을 야기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설명이다.

서 교수는 “카드사의 실적 부진에 따라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여전채에 대한 수요 부족 등으로 하반기 여전채 시장 경색 가능성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면서 “국내 자금 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 등 국내 금융 상황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적 취약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자금 조달 측면에서 조달 방안을 개선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 교수는 조달 비용의 안정화를 먼저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 확대 △ESG 채권 발행 △해외 신디케이트론 활용 등 자금조달 다채널화 전략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서 교수는 “카드사의 경우 신용 판매를 하기 때문에 매출채권이 많은데, 담보부 증권인 ABS는 발행 금리를 낮추는 측면이 있어 장점이 크다”면서 “특히 달러 표시 ABS를 발행할 경우 국내에서 원화로 바꿀 때 달러의 가치가 높기 때문에 상당히 이득을 보는 만큼, 해외 ABS 발행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해외 신디케이트론의 경우 해외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빌려줄 때 리스크 분산이 되기 때문에 발행 금리를 높게 책정하지 않아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돈을 빌려줄 때 저금리로 빌려줄 개연성이 있다”면서 “또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안정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빌려놓을 경우 여유 있게 혁신 기업 투자, IT 투자 등 생산적 금융에 투자할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2일 서울 중구 소재의 은행회관에서 열린 ‘KOCAS 컨퍼런스 2025’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지원 기자>

아울러 서 교수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해 당국 차원에서 레버리지 배율 등 자본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부연했다. 그는 “2023년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한도를 기존보다 1배 늘린 8배까지 확대했으며, 이는 업계 전체 자금 공급력을 약 54조원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이 정책은 특히 자산운용의 다각화와 외형 확장을 용이하게 하며, 조달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카드사의 경우 매출 채권이나 대출 채권들이 많아 회수 속도가 빠르며, 다른 금융권에 비해 위험 가중치를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비율이 많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카드사의 경우 충당금 적립을 잘 하고 있고, 유동성 관리도 잘 되고 있어 레버리지 배율을 높인다고 해도 갑작스럽게 유동성 위기가 오지 않을 것이라 전망된다”고 부연했다.

서 교수는 “레버리지 배율을 10배로 부여하고 있는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타이트하게 관리되고 있고, 이에 따라 한도에 다다른 카드사의 경우 오히려 여전채 발행 시 위험 프리미엄이 부과돼 높은 금리로 발행하게 돼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 교수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라도 레버리지 배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카드사의 경우 레버리지 배율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벤처 기업에 투자하고 싶어도 위험 가중치가 암묵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벤처 기업의 경우 투자를 해도 언제 수익이 돌아올지 모르는 만큼 투자에 대한 회수 기간이 길다는 것이 골자다.

서 교수는 “생산적 금융 전략의 핵심은 자금 운용 방향을 실물결제 성장과 혁신기업 지원, ESG 기반 투자 등 생산적 금융 본질에 맞게 전환하는 것”이라며 “첨단산업과 벤처·스타트업, 지역경제, 재생에너지 등 미래 성장산업 집중 투자가 필요할 텐데 레버리지 배율을 늘려 투자하게 되면 혁신기업 지원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신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이를 통해 혁신기업 투자가 선순환을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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