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에서 출장소 중심으로 구조 전환 가속
비용 효율화와 채널 재편 맞물려
오프라인 오픈뱅킹 시행으로 영업점 경쟁력 약화

4대 시중은행이 지난 1년간 대규모 지점 축소에 나서며 영업망을 재편하고 있다.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이 큰 지점을 줄이는 대신 소형 창구 형태의 출장소를 확대해 비용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여기에 최근 오프라인 영업점에서도 타행 계좌조회·이체가 가능해지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개별 은행의 고유 영업점이 지니던 경쟁력이 약화돼 점포 감축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영업점 수는 지난해 3분기 말 2792곳에서 올해 3분기 말 2686곳으로 1년 새 106곳 줄었다.
영업점 감소 대부분이 지점에서 발생했다. 4대 은행의 지점 수는 2420곳에서 2248곳으로 172곳 축소된 반면, 출장소는 372곳에서 438곳으로 66곳 늘었다. 물리적 점포 유지에 필요한 인건비·임대료 등 고정비가 높은 지점을 줄이고, 소규모 인력으로 운영 가능한 출장소를 늘리는 경량화 전략이 정착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변화 폭이 가장 크다. 국민은행은 1년 새 지점을 83곳 줄였지만 출장소는 56곳 늘리면서 전체 영업점 수 감소를 최소화했다. 기존 대형 점포를 통합하거나 기능을 단순화해 출장소로 전환하는 구조가 뚜렷하다.
신한은행 역시 지점을 60곳 줄이는 등 감축 폭이 컸지만, 출장소 증가는 3곳에 그쳐 전체 영업점 수가 57곳 감소하며 4대 은행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출장소 확대에 집중해 전체 영업점 수가 오히려 6곳 늘었다. 우리은행은 지점을 28곳 줄였지만 출장소는 변동이 없어 전체 영업점은 28곳 감소했다.
은행들이 점포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는 배경에는 비용 효율성 강화가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 채널 확대로 대면 수요가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영업점 한 곳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점의 경우 다수의 상주 인력과 넓은 임대 면적이 필요해 고정비가 높고, 지역별 영업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는 이상 생산성을 높이기 어렵다. 반면 출장소는 단일 창구 중심의 소형 형태로 운영돼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고, 특정 금융 서비스만 제공하면서도 고객 접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시행된 ‘오프라인 영업점 오픈뱅킹’ 서비스는 점포 축소 흐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존에는 모바일에서만 가능했던 타행 계좌 조회·이체, 개인 신용정보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영업점 창구에서도 지원하도록 확대한 것으로, 디지털 취약계층이나 고령층·영업점 폐쇄 지역 거주자도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 핵심이다.
다만 은행 간 오프라인 채널의 장벽이 사라지면서 개별 은행 입장에서 지점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줄어든 만큼, 영업점 유지에 따른 전략적 가치도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점포 축소와 출장소 확대가 단기적 비용 절감뿐 아니라 장기적 채널 재편 과정의 자연스러운 단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모바일뱅킹 이용률이 이미 압도적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오프라인 점포는 고령층·취약계층 중심의 필수 기반 시설 기능으로 좁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출금·신규 개설·간단한 상담 등 기본 서비스만 제공하는 최소 단위의 창구를 유지하고, 고부가가치 영업이나 복잡한 업무는 본부·센터·비대면 플랫폼에서 처리하는 형태로 채널을 재배치하고 있다.
다만 지역 금융 접근성 저하 우려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지방·도서지역을 중심으로 점포 수가 급감하면서 고령층의 이동 불편이 심화할 수 있고, 금융소비자보호 측면에서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당국 역시 점포 폐쇄 시 사전 영향평가, 대체수단 마련 등을 의무화하며 관리 기준을 강화한 상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고정비 부담이 큰 지점을 줄이고 출장소·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점포 전략을 재정비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오픈뱅킹 도입으로 고객의 은행 선택권이 확대되면서 점포를 통한 고객 락인 효과가 약해진 만큼, 은행권의 영업점 축소 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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