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ELS 판매은행, 약 2조원 물어내야
CET1 악화와 직결…생산적 금융 차질 불가피
원·달러 환율 1470원대 진입 또한 악재 겹쳐

은행권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해 조 단위 과징금 부과의 기로에 서있다. 이는 자본건전성 핵심 지표인 CET1비율과 직결돼 있어 우려가 깊은 상황이다. 이에 더해 고환율까지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약화시키고 있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8일 홍콩H지수 ELS 판매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 등 5개사에 약 2조원의 과징금·과태료를 사전 통지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조 단위 과징금이자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재는 금융회사가 과징금을 부과받으면 통상 해당 금액의 600%를 운영리스크로 추가 인식해 최대 10년간 RWA(위험가중자산) 부담이 지속된다. 금감원의 사전 통보대로 과징금 규모가 2조원으로 확정된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상 약 12조원의 RWA 증가 요인이 발생하는 셈이다.
RWA는 은행의 핵심 자본건전성 지표인CET1비율을 구할 때 필요한 수치다. CET1비율은 보통주 자본(분자)을 RWA(분모)로 나눠 계산하고, RWA가 커질수록 CET1바율은 떨어지는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부과된 과징금으로 금융지주의 CET1비율이 100bp(1.0%포인트)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알려졌다.
현재 4대 금융지주들의 올 9월 말 평균 CET1비율은 13.4%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지난 3월 말 13.16%에서 6월 말 13.4%로 상승했으나, 9월 말 상승 기조가 막힌 상황이다. 지주별로 보면 신한과 하나금융지주의 CET1이 올 6월 말 대비 각각 0.06%, 0.10%하락해 13.56%, 13.30%를 기록했다.
KB와 우리금융지주 또한 상승폭이 좁아졌다. 순서대로 6월 말 대비 0.06%포인트, 0.10%포인트 증가해 올 9월 말 13.83%, 12.90%를 기록했다. 다만 6월 말에는 3월 말 대비 0.07%포인트, 0.40%포인트 증가했었다.
이렇듯 지주의 CET1 비율이 약세를 나타나고 있는 것은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에 진입한 영향이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표시 대출의 원화 환산액이 확대돼 RWA가 증가한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CET1 비율이 약 0.01~0.0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본다.
CET1은 금융기관의 안전성뿐만 아니라 주주 환원 정책 등에 직결되는 중요한 수치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지주들은 이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노릇인데 고환율에 더해 이번 과징금 규모로 우려가 깊은 상황이다.
자본비율 관리가 더욱 중요하게 되면 기업대출이나 생산적 금융 여력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NH농협을 포함한 5대 지주는 국민성장펀드에 각 10조원씩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포함해 총 73조∼93조원 규모의 생산적금융 공급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관련 규제상 과징금이 부과되면 RWA가 즉시 늘어나는 구조이지만, 당국은 과징금이 확정될 때까지 RWA에 반영하지 않도록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조원 안팎의 과징금 규모는 감경 기준 반영되기 전의 금액이라 금융위의 의결을 통해 과징금 최종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긴 하다”며 “그렇게 되면 은행권에서 우려했던 CET1비율 악화는 어느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수영 기자 / sw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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