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지원 법안, 국회 문턱 넘었다…롯데·HD현대 합병 뒤이을 ‘빅딜’ 속도 붙나

시간 입력 2025-12-03 17:20:45 시간 수정 2025-12-03 17: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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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사업 재편·고부가 제품 전환 지원 골자
빨라지는 석화 업계 구조 재편 바람…LG화학·SK지오센트릭·대한유화 등 주목

충남 서산 대산 석유화학단지. <사진=대산공단협회>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 개편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정부가 올해 연말까지 석유화학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가운데, ‘석유화학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석화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금융 지원 기반이 마침내 마련됐다. 이번 법안 통과로 1호 빅딜을 신청한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에 이어 후속 빅딜 신청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2일 ‘석유화학산업의경쟁력강화및지원에관한특별법(석유화학 특별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석유화학 특별법은 향후 정부 이송 및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며, 하위 법령 등이 마련되는 대로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석유화학 특별법은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화 산업을 고부가, 친환경 구조로 전환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간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기업들의 신속한 사업 재편과 미래 유망 고부가 품목으로의 전환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금 사업 재편을 진행 중인 석화 기업들이 이 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하위 법령을 마련해 시행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석유화학 특별법의 국회 통과로 정부의 석화 산업 구조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8월 석화 업계가 270만톤에서 370만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을 감축하는 동시에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기업들에게 ‘선 자구 노력 후 정부 지원’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이는 석화 산업이 정부의 지원으로 연명하거나, 다른 기업들의 설비 감축 혜택만 누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문제는 정부 지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기업 간의 협상을 방해하고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 규모를 모르는 상황 속에서 기업의 자율에 맡기다 보니 서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미뤄지는 양상이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국회를 통과한 석유화학 특별법은 업계 내 확산했던 불확실성을 단숨에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화학 특별법에 따르면 규제 특례를 통해 △인허가 절차 간소화 △불가피한 환경 기준 초과에 대한 특례 △신기술·신공정 검증에 대한 신속 조치 등을 지원한다. 

기업 간 공정거래법 특례도 적용된다. 대표적으로 △정보 교환 △공동 행위 허용 △기업 결합 심사 기간 단축 등이다.

대산 1호 프로젝트 사업 재편 방안. <사진=산업통상부>

석화 업계에 대한 지원이 확실시된 만큼, 기업들도 구조 재편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현재 석화 업계에서는 몇 개의 주요 재편 계획을 논의 중에 있다. 대체적으로 정유사와 화학사의 설비 통·폐합이 중점 논의되고 있다.

석화 구조 재편 1호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사이에서 이뤄졌다. 지난달 롯데케미칼은 HD현대케미칼과 NCC 설비의 합리화를 위해 공동으로 사업 재편 계획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의 NCC를 물적 분할하고, 분할 회사와 HD현대케미칼을 합병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과정에서 NCC 설비 등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관한 일원화된 운영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롯데케미칼은 그간 가동률이 나오지 않았던 NCC를 물적 분할해 재무 부담을 줄이고, HD현대케미칼과 합병을 해 NCC 가동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지난 3분기 롯데케미칼은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일부 NCC 가동을 중단하고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NCC 생산 능력을 확대하게 된 HD현대케미칼의 지분은 롯데케미칼이 40%, HD현대오일뱅크가 60%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통합으로 HD현대케미칼의 지분은 롯데케미칼 50%, HD현대오일뱅크 50%로 조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에 이어 다음 구조 재편 계획을 발표할 기업으로 LG화학,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여천NCC 등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 회사 모두 NCC 설비를 대규모로 운영 중이라,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NCC 감축 계획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화학산업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 불안정 등 복합적 위기에 직면한 석유 화학 산업이 사업 재편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에 산업계 요구가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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