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출 금리 오르는데…中企 대출 금리 2022년 5월 이후 첫 3%대
시장금리 상승세 따라 오르는 주담대 금리…기업대출 금리 흐름은 거꾸로
업황 부진 길어지는 중소기업…中企 대출 늘리는 은행, 건전성 관리 숙제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0월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96%로, 전월보다 0.02%p(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기업 대출 금리는 연 3.95%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올랐으나,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3.96%까지 떨어지며 한 달새 0.09%포인트 급락했다.
본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2021년까지만 해도 2% 후반대를 유지해왔으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2021년 9월 들어서는 첫 3%대를 돌파했다. 이후 2022년 들어서는 기준금리가 빠르게 치솟으며 중소기업 대출 금리 또한 지속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2022년 6월 처음으로 4%대를 뚫은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같은 해 10월 5%대 중반까지 오르더니, 11월에는 5.93%까지 오른 후 천천히 하락했다. 이처럼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연 3%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이와 반대로 시장금리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1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2.85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월 3일(2.715%)보다 0.135%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이와 같은 흐름에 발맞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11월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분활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은 4.23%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4.10%)보다 0.1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처럼 각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중소기업 대출 금리를 낮춘 데는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올해 기술·중소기업 지원과 수익 구조 대전환을 은행권의 핵심 역할로 규정했으며, 은행들 역시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공급 확대 의지를 보여왔다.
시중은행들 역시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중소기업 대상 이자부담을 완화하는 등 관련 금리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초혁신경제·국가핵심산업 및 제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생산적 금융 성장지원 패키지’를 실시한다.
성장지원 패키지는 초혁신경제·국가핵심산업 및 제조업 등을 대상으로 신규 투자 자금 지원과 기존 고금리 대출 부담 완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프로그램으로, 총 6조9000억원 규모의 대출에 대해 약 520억원의 금리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기존 대출의 12개월 이내 연기 시 대출금리가 연 7%를 초과하는 경우 7%를 초과하는 이자금액 중 최대 3%포인트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대출 원금을 자동 상환하는 프로그램도 시행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12월 중순부터 1년간 시행되며, 대상 대출 규모는 약 9799억원이다. 이를 통해 약 40억원 수준의 원금 감면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KB국민은행은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과 손잡고 ‘생산적 금융 공급 강화 및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본 협약은 지난 9월 KB국민은행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생산적 금융 공급 강화를 위해 체결한 업무협약의 후속 조치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오는 5일부터 총 140억원(신·기보 특별 출연금 각 50억원, 보증료 지원금 각 20억원)의 출연을 통해 협약 보증서를 담보로 약 4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지원한다.
문제는 건전성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4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총 4조1994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768억원)보다 32.19%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은행이 차주로부터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대출을 말한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에 법정관리, 부도 등으로 이자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대출을 합한 규모다.
기업과 가계 모두 무수익여신 규모가 늘어났으나, 특히 기업대출 부문의 무수익여신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중소·중견기업의 업황 부진이 장기간 누적된 영향이 지속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사항을 공시하지 않은 신한은행을 제외한 은행 3곳의 기업 무수익여신 규모는 2조2237억원으로, 전년 대비 32.52%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무수익여신 증가로 인해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며 은행들의 완화 기조가 실제 대출 집행으로 이어지는 데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연체가 더 확대될 경우 대손비용 증가 압력이 커지면서 은행의 리스크 관리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평균 0.42%로, 2018년 1분기(0.48%) 후 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중소기업 대출 금리를 낮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은행에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도 이어진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교수는 “금리를 낮춘다고 해서 부실기업에서 부실이 안 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은행 측면에서도 대출이 안 나가고 있는 상황이니까 금리를 낮춰 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중소기업 대출을 내주다 보면 살아남는 중소기업도 분명히 있을 것이니 만큼, 은행 차원에서도 이점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움직이는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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