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카드사 대손상각 규모 3조원 돌파…전년比 5%↑
KB국민카드, 대손상각비 800억↓…연체율도 큰 폭 개선

카드업계가 고객에게 돈을 빌려준 뒤 돌려받지 못하고 손실로 처리한 금액이 각 분기마다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라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의 연체율이 지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연체율 관리 차원에서 기존보다 대손상각 기준을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는 점도 대손상각 규모를 늘리고 있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3분기 말 대손상각비는 총 3조26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조1118억원)보다 4.96% 증가한 수준이다.
대손상각비란 차주에게 대출을 진행해 줬으나, 돌려받지 못하고 손실 처리한 비용을 뜻한다. 카드사의 경우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부실에 대응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쌓는다. 이후 현금서비스·카드론·리볼빙 등 대출성 상품을 판매한 뒤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부실채권이 발생할 경우 적립했던 충당금을 대손상각비로 손실 처리하게 된다.
이처럼 대손상각비가 증가했다는 것은 돌려받지 못할 채권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카드사가 회수를 포기해야 할 만큼 차주의 경제적인 상황이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손상각을 진행할 경우 연체율을 낮추지만 수익성은 줄어들게 된다.
카드업계의 대손상각비는 대부분 1년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롯데카드의 대손상각비가 1년새 가장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의 3분기 대손상각비는 5900억원으로, 전년 동기(5199억원) 대비 13.48% 늘었다.
롯데카드의 뒤를 이어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우리카드의 대손상각비 규모 역시 1년새 1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삼성카드의 3분기 대손상각비는 5518억원으로, 전년 동기(4872억원)보다 13.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와 우리카드의 대손상각비는 각각 11.76% 증가한 6367억원, 11.38% 증가한 379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의 대손상각비는 전년 대비 줄었다. 특히 KB국민카드의 대손상각비가 전년 동기(5385억원) 대비 15.54% 감소한 4548억원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감소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대손상각비는 3.62% 감소한 2288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카드업계의 대손비용 부담이 커진 데는 경기 둔화로 인해 잠재위험 차주의 부실화 위험이 커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드론 등 대출상품의 증가가 비용 부담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12월 소폭 감소한 뒤 올해 2월 말까지 지속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42조3873억원을 기록했던 카드론 잔액은 올해 1월 42조7310억원, 2월 42조9888억원으로 나날이 역대 최고 수준을 다시 쓰기도 했다.
이후 6·27 대출 규제 이후 점차 감소세를 보여왔으나, 지난 10월에는 42조751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5월 이후 5개월 만에 또 한 번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대출상품 판매가 늘었으나,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 상황으로 인해 차주들의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됐으며, 경기 회복이 지연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아울러 신용회복, 개인회생 등을 신청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회수 난이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부실채권 정리를 통한 건정성 관리 및 채권 비용을 위해서도 카드사 차원에서 상·매각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카드사가 부실채권을 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개 카드사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대환대출을 포함한 1개월 이상 연체채권비율(실질 연체율)은 평균 1.69%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60%) 대비 0.09%포인트 악화된 수치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고금리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인해 상환 여력이 약화되며 대손상각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카드사별로 강화된 건전성 관리정책 실행이 필요하며, 향후 경기회복 진행 시 점진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실채권이 있을 때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상각 처리를 해야 한다”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상각을 많이 할 수도 있지만, 연체율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상각을 배분해서 수익성을 올리거나 할 수도 있는 만큼 회사가 운영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대손상각비가 큰 폭 줄었던 KB국민카드의 경우에는 연체율 또한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의 경우 1년새 연체율이 0.36%포인트 하락한 1.52%를 기록해 개선폭이 가장 컸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건전성 강화와 연체채권 사후관리 강화를 통해 고위험 자산이 점진적으로 축소되면서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안정적 성장과 지속 가능한 리스크 관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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