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과 금융소비자보호 방안’ 세미나 개최
이용자 20% 피해 경험… “입법 공백 여전”
“발행·상장 투명성 확보와 통합 감시기구 필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과 금융소비자보호 방안’ 세미나에서 이정민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디지털자산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달러 등 법정화폐나 금과 같은 안전자산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에 비해 디지털자산 시장 내 소비자 보호 체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정민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과 금융소비자보호 방안’ 세미나에서 “디지털자산은 거래·이전·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며 기존 금융시스템과는 구조적·위험적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자산(가상자산)은 디지털 형태로 존재하는 금융자산을 의미한다. 스테이블코인이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뿐 아니라 사진, 음원, 게임 아이템 등 다양한 형태가 포함된다.
이 연구위원은 “가상자산 관련 사고와 거래 리스크는 개별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금융 전반과 실물 경제로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며 “거시 금융 관점에서도 규제 체계 정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 규모와 시가총액, 이용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거래 가능 이용자는 지난해 하반기 970만 명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077만 명으로 약 11% 늘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일평균 거래 규모는 6조4000억 원, 시가총액은 95조1000억 원, 원화예치금은 6조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용자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가상자산 이용 피해 경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의 20.3%가 피해를 입었으며, 그중 60대 비중이 25.3%로 가장 컸다. 피해 유형은 거래소 관련 피해(72.8%), 리딩방 피해(44.7%), 투자 사기(35.5%) 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고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비율이 67.7%에 달했으며, 이 중 상당수(43.3%)는 SNS·유튜브·커뮤니티 등 비공식 채널에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돼 불공정거래 금지 의무 등이 도입됐지만, 현재로서는 최소한의 규제에 그쳐 입법 공백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개정안 13건과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 8건이 발의돼 있다”며 “금융당국 역시 가상자산위원회를 구성해 이상거래 상시감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불공정거래 혐의자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럼에도 이용자 보호와 시장 신뢰 구축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예치금과 가상자산의 소유권 보호를 강화하고, 가상자산 발행·상장 단계에서의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통합 시장감시기구와 분쟁조정 제도 마련, 손해배상책임 입증 전환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시장 자율성과 이용자 보호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율규제기구의 마련과 역할 정립도 중요하다”며 “여러 업자를 아우를 수 있는 협회 출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가상자산은 새로운 영역인 만큼 기존 금융시장과 동일한 방식으로만 관리할 경우 규제의 한계가 생길 수 있다”며 “혁신을 보장하면서도 균형 있는 규제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신속한 입법이 필요하다”면서도 “과도한 규제는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시장 신뢰 확보와 혁신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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