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I 시대 금융 방향키는…“돈·자산 ‘프로그램 가능 형태’로 이동”

시간 입력 2025-12-17 17:36:19 시간 수정 2025-12-17 17:36:19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17일 ‘AI 소셜 임팩트 포럼 토론회’ 개최…사회가치 실현 방안 모색
“금융의 목표는 ‘주류·비주류 간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무게”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 소셜 임팩트 포럼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AI 시대의 금융은 단순히 ‘더 빠르고 효율적인 장치’를 넘어, 사회 전체의 신뢰와 안전, 기회를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함께 던진다. 경쟁의 단위 역시 업권 내 경쟁에서 생태계 간 경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서경란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 소셜 임팩트 포럼 토론회’에서 ‘AI 시대 금융의 미래와 사회 가치 구현’을 주제로 발표하며, AI 확산에 따른 금융의 구조적 변화를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AI가 기존 금융의 가치사슬을 붕괴시키는 동시에 재조립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제했다.

서 소장은 AI 시대 금융이 나아갈 3대 방향 키워드로 기존의 ‘규모·표준화·사후관리’에서 ‘데이터·알고리즘·실시간’으로의 전환을 꼽았다. 사후관리는 사전 예방과 상시 관리로 대체되고, 평균 고객 중심의 서비스는 초개인화·초맞춤 형태로 진화하며, 중앙 집중형 기능을 수행하던 금융사는 플랫폼과 생태계로 분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전 예방 관점에서의 금융 리스크 관리 역량은 데이터 품질, 모델 운영, 보안, ID 신뢰를 누가 통제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라며 “상시 관리가 확대될수록 감독과 소비자 보호의 초점 역시 모델 리스크, 외부 위탁과 클라우드, 책임 소재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개인화는 고객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차별과 배제를 자동화할 위험도 확대시킬 수 있다”며 “초맞춤 서비스 확산에 따라 업권 규제 역시 자동화된 결정의 설명 가능성, 이의제기 절차, 책임 귀속을 중심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금융의 중심은 금융사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고객의 일상과 기업의 운영 흐름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은행을 예로 들면, 은행의 전략은 접점 경쟁이 아니라 신뢰·리스크·준법을 포함한 ‘안전한 연결 인프라 제공자’로 상향 재정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서 소장은 디지털자산을 ‘미래 금융의 작동 방식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실제로 디지털자산 시장 규모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달러 등 법정화폐나 금과 같은 안전자산 가치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디지털자산의 핵심은 돈과 자산이 ‘프로그램 가능한 형태’로 이동한다는 점”이라며 “이 과정에서 AI는 이러한 프로그램형 자산을 실시간으로 운용·감시·자동 집행하는 엔진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제와 정산 구조의 전환, 자산의 토큰화는 금융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요소이며, 무엇보다 AI 에이전트가 금융 이용의 주체로 등장한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AI와 디지털자산이 결합할수록 속도와 자동화가 확대되는 만큼 △시장조작·사기·허위정보 확산 △자금세탁 및 불법자금 추적의 어려움 △알고리즘에 따른 군집행동과 변동성 확대 △수탁·해킹·운영 리스크 △책임 소재 확대 등의 문제도 함께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서 소장은 사회적 가치 관점에서 금융이 직면할 핵심 리스크 키워드로 ‘격차·전환·신뢰’를 제시했다. 생태계 재편으로 격차가 커질수록 사회적 가치 이슈는 확대되고, 이에 따라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금융시스템 설계 원칙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우선 그는 “AI 격차는 새로운 금융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며 “AI 기반 개인화가 취약계층을 배제하지 않도록 포용형 개인화를 표준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리터러시를 금융 접근권의 일부로 보고, 고령층·지역·영세 사업자에 대한 기본 서비스 보장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전환 금융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AI로 직무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득 공백과 재교육 비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재교육 중심의 전환 금융을 표준 상품군으로 도입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에는 단순 대출을 넘어 데이터 기반 경영 관리까지 결합한 관리형 금융을 제공해 생산성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 번째로는 신뢰 인프라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이의제기와 재심 절차, 고객 권리 고지, 기록 기반 감사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AI 기반 사기나 딥페이크 확산에 대비한 신원·인증·거래 안전 인프라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3자 리스크 관리와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연결 규칙 역시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서 소장은 “AI 개인화가 확대될수록 금융에서의 포용과 공정이라는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며 “이를 어떻게 최소 기준으로 고정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생태계가 분산되는 환경에서 책임과 감독의 단위 역시 기존 가치에서 새로운 가치로 이동하고 있는데, 이를 제도적으로 어디까지 준비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결국 AI 시대 금융의 목표는 주류와 비주류 간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