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기술금융 줄인 시중은행…정부 ‘생산적 금융’ 기조에 규모 늘릴까

시간 입력 2025-12-22 07:00:00 시간 수정 2025-12-19 15: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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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기술신용대출 잔액, 1년새 1.69%↓
신한은행, 기술금융 규모 나홀로 40조원 돌파
4대 은행, 6월 이후 기술신용대출 규모 4.7조↑

고금리와 경기침체 장기화 아래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공급 규모가 1년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의 경우 담보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도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공급 규모가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40조원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기술신용대출이란 기술력은 있지만 재무상태가 열악한 중소·벤처기업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은행이 지원하는 제도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 이후 ‘생산적 금융’ 기조가 나날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전반적인 기술금융 규모는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공급한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39조98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42조3864억원) 대비 1.69% 감소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을 제외한 3개 은행이 모두 기술신용대출 공급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은행의 10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29조9025억원으로, 전년 동기(29조5450억원)보다 1.21% 가량 증가했다.

4대 은행 가운데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가장 큰 폭 줄어든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의 10월 말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2조5240억원으로, 전년 동기(34조5548억원)보다 6.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05% 감소한 34조9095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기술신용대출 공급 규모가 1년새 줄어들긴 했으나, 감소폭 자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은행의 10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42조8186억원으로, 전년 동기(43조63억원)보다 0.44%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기술신용대출 잔액 규모가 유일하게 40조원대를 넘어서며 규모 자체는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신한은행은 기술신용평가(TCB)를 적극 활용해 기업의 기술 수준과 사업 지속 가능성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여신 심사에 반영함으로써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담보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도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의 경우 향후 기술금융 공급 규모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신한금융그룹은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총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공급하며, 부동산 중심 금융 구조에서 벗어나 자금중개·위험분담·성장지원 등 금융 본연의 기능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술금융은 담보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에 자금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생산적 금융 수단이다”며 “앞으로도 정책금융기관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술금융 공급을 확대해 K-생산적 금융의 현장 실행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술금융은 담보나 보증 중심의 여신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사업성, 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 방식이다. 혁신 산업은 물론 중소 제조업과 기술 기반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생산적 금융 수단으로 꼽힌다.

특히 기술신용대출은 신용이나 담보 여력이 부족한 창업·중소기업이 기술력을 담보로 받는 대출 상품이다. 은행권은 관련 제도가 도입된 2014년부터 해당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이 1년새 줄어든 데는 고금리 및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 기조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신용대출의 경우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필수적인 자금줄 역할을 지원하지만, 은행의 리스크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생산적 금융’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시중은행 차원에서도 향후 기술금융 규모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이후 첨단기술·혁신기업 지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며, 시중은행들 역시 생산적 금융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기업대출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정책 방향성과 은행권 전략이 맞물릴 경우, 기술금융 규모는 앞으로 점진적 확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로 올 하반기 들어 시중은행 4곳의 기술금융 규모는 모두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4대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올 6월 135조2703억원에서 10월 말 139조9845억원으로 3.49% 증가했다. 4개월여 만에 4조7143억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술신용대출은 정책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능이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낮고 경기 민감도가 높은 분야”라며 “당국의 정책 유도와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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