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화예금에 이자 준다…외화자산 1위 하나은행 ‘최대수혜 ’

시간 입력 2025-12-30 07:00:00 시간 수정 2025-12-29 1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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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하던 환율, ‘외화지준 부리’로 안정화 기대
한은, 시중은행에 외화예금 이자 처음으로 지급
해외 운용하던 금융기관 자금, 국내 유입 유리해져

1500원 선을 위협하며 고공행진하던 원·달러 환율이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에 힘입어 1400원대 초중반에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한시적으로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지준)에 이자를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가운데 외화자산 규모가 가장 큰 하나은행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2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5원 하락한 1429.8원으로 마감됐다. 최근 환율은 급등세를 멈추고 점진적인 하락 흐름을 보이며 안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월평균 환율은 지난 6월(1366.95원) 이후 11월(1457.77원)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업계는 이 같은 환율 급등의 배경으로 미국 증시 호조에 따른 국내 자본의 미국 유출을 지목해왔다.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화 약세가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가파르게 상승하던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외화지준 부리’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외화지준 부리는 금융회사가 추가로 예치한 외화 지급준비금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수준(연 3.5~3.75%)의 이자를 지급하는 제도다. 한국은행이 외화 자산에 이자를 지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11월부터 내년 5월까지 지급준비금 적립 기간에 대해 매월 이자가 지급된다. 이를 통해 은행들이 기업과 개인 고객에게 보다 유리한 조건의 외화예금 금리를 제공하고, 달러 자금을 국내 금융권으로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은행은 이 제도를 통해 미국 투자로 쏠린 달러 수요를 일부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은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외화자산을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보다 좋은 조건으로 외화예금을 유치할 수 있게 됐다”며 “전반적으로 더 많은 외화자산이 국내에 머무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이자이익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올해 9월 말 기준 외화예치금은 37조7730억원으로, 전년 동기(33조4927억원) 대비 12.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외화예치금 규모가 가장 큰 은행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의 외화예치금은 지난 9월 말 기준 13조1308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9081억원) 대비 10.3% 늘었다. 외화예치금 규모가 큰 만큼 한국은행으로부터 지급받는 이자 역시 하나은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우리은행은 10조198억원에서 11조1190억원으로 11.0% 증가했고, 신한은행은 5조5648억원에서 7조1077억원으로 27.7% 늘었다. KB국민은행 역시 6조원에서 6조4155억원으로 6.9% 증가했다.

시중은행 전반에서 외화예금이 증가한 배경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환율 변동성에 대비하려는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투자나 결제에 필요한 외화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된 가운데, 이번 외화지준 부리 제도 도입으로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책금리를 감안하면 기업들이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하거나 미국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한국은행의 외화지준 부리는 달러 자금이 국내에 머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외화지준 부리 제도와 함께 금융기관이 비예금성 외화 부채에 대해 부담하고 있는 외환건전성부담금을 6개월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외환건전성부담금 한시 면제 조치’도 병행한다.

이번 조치로 금융기관들의 부담이 완화되면서 국내 외환시장으로의 외화 공급이 확대되고, 환율 안정 효과 역시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수영 기자 / sw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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