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영풍·MBK 간 계약서’ 공개 명령…“콜옵션상 배임 살핀다”  

시간 입력 2025-12-30 16:26:09 시간 수정 2025-12-30 16: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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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월 영풍·MBK 협력 계약서 공개 예정
KZ정밀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 배임 점검”

영풍 석포제련소. <사진=영풍>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체결한 계약 서류 일체를 공개하라는 법원 명령이 선고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2일 KZ정밀(케이젯정밀)이 장형진 영풍 고문과 영풍 대표이사 등에 제기한 문서 제출 명령 신청을 인용했다.

이번에 법원이 세부 내용을 제출하도록 명령한 문서는 영풍과 MBK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계약서다. 해당 계약서는 KZ정밀이 장 고문과 영풍 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9300억원대 주주 대표(손해 배상) 소송과 배임 가능성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중대 자료로 평가받는다.

업계 안팎에선 MBK가 영풍이 소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계약서가 영풍에 불리하고 MBK에만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에 영풍 주주인 KZ정밀은 “주주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사항들에 대한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 두 회사가 체결한 경영 협력 계약을 공개해야 한다”며 법원에 문서 제출 명령 신청을 냈다.

법원의 이번 결정에 따라 문서 소지인인 장 고문은 결정문을 송달 받은 날로부터 9일 이내 법원에 관련 문서를 제출해야 한다. 결정문 송달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영풍과 한국기업투자홀딩스(MBK 소유 법인)가 지난해 9월 12일 체결한 경영 협력에 관한 기본 계약서와 그 후속 계약서(경영 협력 계약)는 내년 1월 초에 공개될 예정이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문서에 기해 행사될 가능성이 있는 콜옵션 등으로 발생할 주식회사 영풍의 손해를 청구원인으로 하고 있고, 그에 따라 사실의 당부, 손해액 등 인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해당 내용이 파악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KZ정밀 관계자는 “영풍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을 MBK에 얼마에, 어떤 방식으로 넘기는지 명백히 규명돼야 한다”며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장 고문을 비롯해 주요 의사결정권자와 경영진은 주주 대표 소송과 손해 배상 등에서 큰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풍·MBK 계약의 실체가 드러날 경우,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영풍이 그간 최대 주주로서 MBK와의 협력을 통해 고려아연의 성장을 위한 것이라는 기존 설명의 정당성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결과가 명확하게 나온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며 “다만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당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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