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동결에 한은도 ‘스톱’… 인하 시계 더 늦춰지나

시간 입력 2026-01-29 17:17:37 시간 수정 2026-01-29 17: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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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경기·고용 평가 개선 속 금리 동결 결정
한미 금리차 1.25%p 지속…인하 어려워지는 한은
“연준 휴식기 상반기까지…6월 이후 금리 인하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금리 인하에 대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경기와 고용 여건이 일부 개선됐다는 판단 속에 미국과 한국 간 금리 격차가 유지되며 한국은행의 독자적인 금리 인하 결정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6월 이후에나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다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한은의 금리 동결 또한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2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지난해 마지막 3회 회의 연속으로 총 0.75%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한 후 이어진 첫 동결 결정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경제지표 등 모든 것이 올해 성장세가 견조한 기반에서 시작됐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경기 호조를 기준금리의 동결 배경으로 꼽은 것이다.

아울러 정책결정문에서는 경제활동 및 실업률에 대한 평가가 개선됐으며, 고용의 하방 리스크가 최근 몇 달간 증가했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인플레이션의 경우에는 연초 이래 상승했다는 문구는 삭제했으나,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표현은 유지했다.

연준은 경기 둔화와 고용 약화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됐다고 판단될 경우 경기와 고용의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 왔다. 하지만 이와 같은 문제들이 일부 해소된 만큼, 금리를 서둘러 낮출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대적인 관세 도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점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관세의 인플레이션 효과가 정점을 지나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 정책기조는 중립에 가깝거나 다소 제약적 수준일 수도 있다”며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은 일회성일 것이라고 보며 올해 중반쯤 정점이 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동결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의 기준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독자적인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금리를 섣불리 낮출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과 원화 약세, 환율 불안정성 확대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커지면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위험이 커지는 반면, 격차가 좁혀지면 달러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금리를 내리면서까지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압박을 자초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6월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숨고르기가 이어지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역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차기 의장의 선제적 정책 대응 기조 아래 관세의 일회성 물가 상승 영향 해소를 확인한 이후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며 “인하 경로는 파월 의장이 완전 고용이라 보기 어려운 상태라고 언급한 점, 연준 이사회의 물가에 대한 우려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할 경우 유지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또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파월은 인하와 인상 가능성을 동시에 차단하면서 일단 지금은 다음을 위한 휴식기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연준의 휴식기는 대략 상반기 경까지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세 번의 인하의 배경이 됐던 고용시장 둔화는 일부 개선 조짐을 보이거나 속도가 느려진 상태이며, 인플레이션도 주시할 필요는 있으나 특별히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만한 부분은 찾기 어렵다”며 “오는 3~4월 FOMC에서는 동결이 전망되며, 6월 FOMC 정도의 시기에서는 경제전망 재평가를 통해 다음 통화정책 변경에 대한 시그널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FOMC의 금리동결 결정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 및 국내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감원장이 참석했다.

구 부총재는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파월 의장의 인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와 관세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요인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지속 가동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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