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농협·한화·롯데, 두 자릿수 증가율
노후 장비 교체·고사양 IT 인프라 도입 등에 기인
전속 설계사 확대 등 영업력 강화 추세 맞물려 ↑

국내에서 영업 중인 손해보험사들의 비품 자산 규모가 1년 새 11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품 자산은 연필이나 커피 스틱, 종이컵처럼 사용 기한이 1년 미만으로 영업비용에 즉시 반영되는 소모품과는 구분된다. 태블릿PC 등 한 번 구입하면 1년 이상 사용하는 물품으로 구성된 유형자산에 속한다.
업계는 이러한 증가 현상을 두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감소하는 감가상각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단순 비용 지출이 아닌 ‘미래를 위한 선행 투자’로 해석하고 있다. 보험설계사들이 현장에서 전자청약을 진행할 수 있도록 고사양 스마트 기기를 보급하거나, 스마트 오피스 환경을 구축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15개 손보사의 비품 자산 규모는 2025년 9월 말 기준 33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9월 말(3238억원) 대비 111억원(3.4%) 증가한 수치다.
특히 SGI서울보증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2025년 9월 말 비품 자산은 276억원으로, 1년 전 105억원 대비 171억원(162.1%) 급증했다. 조사 대상 손보사 가운데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곳은 SGI서울보증이 유일하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디지털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한 차세대 업무 시스템이 2025년 1월 오픈하면서 비품 자산이 증가했다”며 “완성 전에는 건설 중인 자산으로 인식했고, 완성 이후 비품 자산으로 대체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코리안리는 9억원(18억원→27억원, 46.6%), NH농협손해보험은 44억원(147억원→191억원, 29.9%), 한화손해보험은 48억원(319억원→367억원, 15.1%), 롯데손해보험은 17억원(128억원→145억원, 13.1%), DB손해보험은 16억원(288억원→304억원, 5.6%) 각각 비품 자산을 늘렸다.
업계는 최근 손보업계에 불고 있는 전속설계사 증원 경쟁과 비품 자산 증가가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영업 인력이 확대되면서 고사양 스마트 기기 지원과 스마트 오피스 구축 등 관련 인프라 투자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영업 중인 11개 손보사(코리안리·캐롯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 제외)의 전속설계사 수는 2024년 9월 말 11만333명에서 2025년 9월 말 13만7399명으로 2만4066명(21.2%) 증가했다. 롯데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4982명에서 6946명으로 1964명(39.4%) 늘었고, DB손해보험은 1만9924명에서 2만780명으로 856명(4.2%) 증가했다.
반면 캐롯손해보험은 49억원(151억원→102억원, -32.4%), 신한EZ손해보험은 3억원(12억원→9억원, -27.2%), 하나손해보험은 21억원(84억원→63억원, -25.6%), 현대해상은 68억원(341억원→273억원, -19.7%), 메리츠화재는 28억원(294억원→266억원, -9.4%), 삼성화재는 17억원(812억원→795억원, -2.1%) 각각 비품 자산을 줄였다.
다만 비품 자산을 줄인 보험사 가운데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는 전속설계사 수를 각각 40.0%, 21.9% 확대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전속설계사 수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로 해석했다.
예컨대 메리츠화재는 직장인·자영업자 등 이른바 ‘N잡러’를 위한 ‘메리츠 파트너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이 매일 지점에 출근하지 않는 근무 형태를 고려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감가상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품을 직접 구매하기보다 렌털·리스로 전환해 비용 처리하는 방식, 기존 보유 자산의 감가상각액이 신규 취득액을 상회하면서 장부상 규모가 줄어든 효과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품 자산이 늘어난 곳은 물리적 거점 확대와 디지털 기기 보급을 통한 ‘현장 밀착형 지원’에, 줄어든 곳은 공유좌석제 도입이나 렌털 전환 등 ‘운용 효율화’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 효율성과 성과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비품 자산 증대의 합리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 비품 자산 증가의 상당 부분이 전속설계사 등 대면 채널에 집중돼 있는 만큼, 채널 운영 효율성과 사업모형 개선에 대한 고민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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