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후폭풍]② 최태원, SK 지배구조 변곡점 맞나…“자사주 소각·재산분할 ‘변수’ 겹쳤다”

시간 입력 2026-02-20 07:00:00 시간 수정 2026-02-20 11: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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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 속 SK 지배구조 영향 관심
SK그룹, 총수 지분 10%대·자사주 비중 높은구조 특징
이혼소송 재산분할 규모 따라 지분매각 등 대응 시나리오 거론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가시화되면서, SK그룹의 지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여타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최근에는 이혼소송에 따른 재산분할 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 이어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SK그룹의 지배구조에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합병으로 형성된 자사주 25%…잠재적 ‘지배구조 방어막’

SK그룹의 지주사인 SK㈜가 현재 보유한 자사주 중 약 15%는 2015년 SK C&C(현 SK AX)와 옛 SK㈜ 합병 과정에서 확보된 물량이다.

당시 SK그룹은 최태원 회장→SK C&C→SK㈜로 이어지는 옥상옥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이후 SK그룹은 SK C&C와 SK㈜를 합병하면서 옥상옥 구조를 해소하고, 최태원 회장이 SK㈜를 통해 주요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양사간 합병은 SK C&C가 SK㈜를 흡수합병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합병 비율은 1대 0.7367839로 산정됐다. 당시 SK C&C 주가는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반면 SK㈜는 저평가 됐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SK C&C는 옥상옥 구조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SK㈜ 지분 31.82%(1494만4432주)에 대해 합병신주를 배정받았다. 이 지분이 합병 비율에 따라 SK C&C 자사주 1101만817주로 전환되면서 현재 SK 자사주의 모태가 됐다.

◆SK그룹 총수 지분 10%대…타 그룹 대비 잠재 지배력 더 취약

지주사 체제를 갖춘 주요 그룹 총수들의 지주사 지분율을 비교해본 결과, 최태원 회장의 지분율은 수치만 놓고 보면 낮은 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주요 그룹 총수중 지분율이 가장 높은 인물은 CJ그룹의 이재현 회장(42.07%)과 HD현대의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26.60%)이다. 이어 최 회장을 비롯해 10%대 지분율을 가진 총수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구광모 LG 회장(16.27%),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3.0%),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11.33%) 등이 이에 해당한다.

허용수 GS에너지 사장(5.26%)과 구자은 LS그룹 회장(3.69%)은 한 자릿수 지분율을 기록중인데, 두 그룹 모두 사촌경영·가족경영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총수 개인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을 통해 탄탄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도 지주사 체제에서 그룹 총수의 개인 지분이 10%대라는 사실 자체가 곧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자사주 의무 소각 논의나 주주 행동주의 확산, 지분 매집 경쟁 등 외부의 돌발적인 변수가 발생할 경우, 지배구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그룹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25.42%에 그쳐 다른 주요 그룹 대비 지배력이 낮은 수준이고,  특히 자사주 비중(24.80%)이 잠재 지배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구조다. 따라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총수 일가의 실질 지배력이 40%를 초과하는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배구조에 더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산분할 변수까지 더해져…지주사 지분매각 가능성 촉각

상대적으로 낮은 지배구조에 더해, 최근에는 최태원 회장의 이혼 재판 결과에 따른 재산 분할 문제도 향후 지배구조의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은 이혼과 위자료 부분은 최종 확정됐고, 재산분할만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 상태다.

앞서 2022년 1심 판결에서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할 재산분할금을 665억원으로 판단했지만, 2024년 항소심 재판부에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이 SK측에 유입되었다며, SK 주식을 공동재산으로 인정해 1조3808억원을 지급토록 판결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비자금이 설령 유입되었다 하더라도 불법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재산분할 청구와 관련된 원심을 파기환송 했다. 다만, SK 주식이 공동재산이라는 부분은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2024년 당시 재판부가 밝힌 최 회장의 보유 추정 재산은 약 4조원 수준으로, 이 중 부동산·현금 등으로 추정되는 규모는 약 5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현재 법조계에서는 재산분할 규모가 수천억원에서 1조원 미만 구간에서 책정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결국 분할금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설 경우 최 회장이 선택할 수 있는 대응 카드로는 SK㈜ 지분 일부 매각, 지분 담보 대출, 그룹사 배당 확대를 통한 분할 지급 등이 거론된다.

최 회장으로서는 지분 매각이 가장 직접적인 재원 마련 방법이지만, 현재 약 17% 수준인 지분율에서 1%포인트만 낮아져도 행동주의 펀드 등의 움직임이 보다 적극화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분 담보 대출도 당장의 지분 변동을 막을 수 있지만, SK㈜ 주가 하락 시 강제 반대매매(마진콜) 위험성도 커 보인다. 배당 확대는 소액주주와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장점이 있으나 지주사 재원 부담으로 그룹 전체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부작용이 따른다. 결국 어느 방식을 선택 하더라도 지배구조의 안전성이 한 단계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소연 기자 / soyeon060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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