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보험 손해율 90% 마지노선 붕괴…중소사 사업비율도 급등

시간 입력 2026-02-23 07:00:00 시간 수정 2026-02-20 21: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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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는 버티고, 중소형사는 흔들…차보험 수익성 양극화
합산비율 100% 돌파 속 손해율 지속증가, 보험료 인상 압박
흥국화재·AXA·하나손보, 차보험 사업비율 급등 ‘이중고’

주요 손해보험사 차보험 사업비율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80%대를 크게 웃돌며 일부 손해보험사는 90%대를 돌파했다. 사실상 ‘적자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폭설 등 계절적 요인과 정비수가 상승이 겹치면서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흥국화재 등 일부 중소형 손보사들은 사업비율까지 급등하며 이중고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중에서 사고가 나서 실제로 지급한 보험금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보험료로 100원을 받았는데 보험금으로 90원을 지급했다면 손해율은 90%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가 남기는 돈은 줄어든다.

또 사업비율은 보험금을 제외하고도 들어가는 각종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낸다. 직원 인건비, 지점 운영비, 광고비 같은 영업·관리 비용이 여기에 해당한다. 보험료 100원 중 이런 운영비로 20원을 썼다면 사업비율은 20%다.  결국 보험사는 보험금(손해율)과 운영비(사업비율) 이 두 가지를 합친 금액(합산비율)이 100원을 넘으면 적자가 난다. 그래서 두 비율이 모두 높아지면 수익성이 빠르게 나빠지게 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11일부터 적용되는 개인용 자동차보험 책임개시 계약부터 보험료를 약 1.4% 인상했다. 이어 DB손해보험(1.3%), 현대해상(1.4%)이 16일 인상에 나섰고, 18일에는 KB손해보험도 1.3% 인상을 단행했다.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을 손해율 급등의 직접적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이른바 ‘빅4’의 평균 손해율은 96.1%를 기록했다. 빅4의 월 손해율이 96%대를 기록한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최근 폭설 등 기상 악화와 함께 차량 부품비·정비수가 상승이 맞물리며 보험금 지급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상생금융 차원에서 이어졌던 보험료 인하 기조는 사실상 종료되고, 보험료 현실화가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손해율 악화와 맞물려 사업비율 지표 역시 경영 부담을 키우고 있다. 사업비율 평균은 2024년 3분기 누계 19.34%에서 2025년 3분기 누계 20.69%로 1.35%포인트 상승했다.

상승 폭이 가장 큰 곳은 흥국화재로, 같은 기간 20.3%에서 25.9%로 5.6%포인트 급등했다. AXA손해보험(15.3%→19.0%), 하나손해보험(20.8%→22.4%) 등도 사업비율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수익성을 잠식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역시 24%대 중후반의 높은 사업비율을 유지하며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반면 대형 손보사들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일부 충격을 상쇄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사업비율을 21.5%에서 19.6%로 낮췄고,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각각 17%대 초반에서 15%대 후반으로 개선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역시 15% 안팎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 같은 비용 절감 노력도 근본적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사업비율이 25.9%에 달하는 흥국화재의 경우 손해율이 85%만 넘어도 합산비율은 110%를 웃돌게 된다. 구조적으로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업계 전문가들은 “누적된 보험료 인하 효과와 사고 심도 증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손해율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적정 요율 산정과 함께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병행되지 않으면 산업 전반의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손해율 90%는 사실상 마지노선”이라며 “대형사는 자본력으로 버틸 수 있지만, 사업비율이 급등한 중소형사는 생존 차원에서라도 보험료 현실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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