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농심 훨훨 나는데…K-라면 돌풍에도 오뚜기가 웃지 못하는 이유는?  

시간 입력 2026-02-20 07:00:00 시간 수정 2026-02-19 17: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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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라면 수출액 15억2000만 달러…삼양·농심, 호실적 달성 
오뚜기, 영업익 전년比 20.2%↓…해외 매출 비중 11%로 낮아
매출 비중 큰 미국법인 역성상…진라면 빼면 해외 히트 상품 부재

오뚜기 대풍공장. <사진제공=오뚜기>

라면이 K-푸드 대표 주자로 떠오르면서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았지만 오뚜기가 나홀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10%대로 낮은데다 해외 히트 상품이 부재한 탓이다. 경쟁사인 삼양식품과 농심이 해외 매출을 늘려가며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식품과 농산물을 포함하는 우리 식품의 수출액은 지난해 136억2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년 대비 5.1% 증가한 수치이며, 10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해외 수출 성장은 라면이 견인했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약 22% 증가한 15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치즈맛, 매운 라면 등의 신제품이 중국, 미국은 물론 중앙아시아, 중동 등 신흥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에 삼양식품과 농심은 지난해 나란히 호실적을 달성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2023년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는데, 2년 만에 매출 규모가 2배로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75억원에서 5239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농심도 지난해 매출 3조5207억원, 영업이익 1895억원을 올린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4%, 16.2% 증가한 수치다. 약 100개국에 진출해 있는 신라면은 지난해 해외 매출이 1조원에 근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시장의 수요와 유럽의 성장세 등에 힘입어 농심은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 40% 수준에서 2030년까지 61%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오뚜기는 지난해 나홀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은 3조6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773억원에 그치며 20.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721억원으로 47.6%나 줄었다. 영업이익 감소와 더불어 투자부동산의 손상이 반영된 영향이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3.4% 증가했지만, 비중은 11.2%에 그친다. 이는 삼양식품과 농심의 해외 매출 비중이 각각 80%와 4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2026 윈터 팬시 푸드쇼 오뚜기 부스 전경.  <사진제공=오뚜기>

해외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법인은 역성장하고 있다. 오뚜기 미국법인의 매출은 2023년 1044억원에서 2024년 858억원으로 18% 줄었고,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717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해외 히트 상품이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삼양식품과 농심은 각각 불닭볶음면과 신라면이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오뚜기는 해외에서 매출을 견인할 상품이 없다. 특히 국물이 없는 볶음면이 인기인 해외 특성상 진라면으로만 승부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뚜기는 올해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한 영업 활동을 지속하는 한편, 비용 구조 개선과 수익성 회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현재 울산 삼남공장 부지에 글로벌 물류(로지스틱스) 센터를 건설 중이며,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현지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6 Winter Fancy Fair에 참가하는 등 치즈라면을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치즈라면은 오뚜기의 ‘보들보들 치즈라면’을 모티브로, 미주 소비자를 타깃으로 새롭게 기획된 제품이다. 회사는 미국 주요 고객사 채널에서 치즈라면 로드쇼 및 시식 행사를 진행하며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기존 주력 시장 외에 성장 잠재력이 큰 할랄 제품 생산 및 수출도 본격화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세계 2위 규모의 인스턴트라면 시장인 인도네시아에 할랄 인증 진라면을 첫 수출했다.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중동 지역까지 할랄 제품 수출을 단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한 성장 기회를 이어가는 동시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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