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정유, 이란발 전쟁 향방에 촉각…브랜트유 70불 돌파, 호르무즈 봉쇄 ‘초비상’

시간 입력 2026-02-22 09:00:00 시간 수정 2026-02-20 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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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군사적 긴장 고조…브렌트유 6개월 만에 70달러 돌파
정유업계, 유가 향방 예의주시…단기 호재 기대감·공급망 불안 우려 상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 실적 반등에 성공한 정유업계가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유가 상승에 따른 단기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갈등이 심화될 경우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9% 오른 배럴당 71.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브렌트유 가격이 7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여만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전장 대비 1.9% 오른 66.43달러로 마감했다. 지난달 7일(배럴당 55.99달러)와 비교하면 18.6% 급증했으며,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가 상승 배경으로는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압박이 지목된다. 미국이 핵 협상을 진행 중인 이란을 상대로 무력 행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평화위원회 첫 회의 연설에서 “지난 수년간 이란과 의미 있는 합의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지만 우리는 의미 있는 합의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서을 기습 타격한 것을 거론하며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아마도 우리는 합의를 할 것이다. 앞으로 열흘 안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간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유가의 향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국내 정유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정유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합산 1조326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하반기 들어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수익성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통상 유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정유사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유사가 미리 사둔 원유의 가치가 오르면서 회계장부 상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11.2달러 하락한 62달러에 머물면서, 4분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각각 1167억원, 870억원의 재고평가손실을 반영한 바 있다.

다만, 정유업계는 단기적 호재를 기대하기보단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수요 위축, 공급망 불안 등 시장 변수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날 이란이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러시아와 연합 훈련에 나서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동 원유 도입 비중은 2024년 기준 71.5%이며, 이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될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 수요 위축에 따른 업황 악화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미국과 이란이 추가 협상에 나설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1월 마지막 주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12.7달러로 최근 6주 이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2주 첫째 주 평균 정제마진은 0.9달러 하락한 11.8달러를 기록했으나, 손익분기점을 두 배 이상 상회했다. 통상 업계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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